이제는 믿을 때가 되었나 봅니다. 국내엔 이미 지난 5월 개최된 '2008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기아차 부스 구석에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무심코 지나쳤으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지난 10월에 열린 '2008 파리모터쇼'에서도 전시되었다고 하는데, 현대차 부스에선 어디 있는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현대차가 평소에 잘 하는 이름짓기를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탓인지 다소 평범한 'DCT(Double Clutch T/M, 이하 DCT)'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를 드려야 하는 제 손이 조금 민망합니다.
듀얼클러치는 최근 각광 받고 있는 변속 시스템 입니다. 최근 국내에 선보인 '포르쉐 뉴 911'에는 PDK(Porsche-Doppelkupplung)라는 포르쉐 더블클러치 자동변속기가 적용돼 수동 변속기 보다 우수한 성능을 기록을 통해 보여준 바 있습니다. 듀얼클러치의 변속 타이밍은 기존 자동변속기에 비해 많이 빨라지기 때문에, 보다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하며 효율 또한 좋아지게 마련입니다. PDK가 적용된 뉴 911을 운전할 당시, 변속 버튼을 누름과 거의 동시에 변속이 이루어 지는 느낌이 굉장히 경쾌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 박찬규)
현대가 선보인 DCT는 TCU라는 장치에 의해 제어가 되며, 수동변속기의 장점인 저연비, 원하는 타이밍에 변속을 통한 스포츠 드라이빙 등의 장점과 자동변속기의 가장 큰 장점인 운전 편의성을 살렸다고 현대차 측은 이야기 합니다.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의 장점만을 조합한 차세대 자동화 수동변속기'라는 긴 설명을 옮겨 적다 보니 '자동화 수동변속기'라는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자동변속기면 자동변속기지 자동화 수동변속기라는 설명을 보니 'DCT의 구조가 무언가 어설픈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최근 들어 수동 변속 모드가 적용된 국산 차량이 많이 늘어났는데요, 여전히 대부분은 4단 변속기가 적용되어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에 장착되는 트랜스미션의 내구성은 이미 악명이 높고, 기어의 고단화가 트랜드인 반면 4단미션을 우려먹는(?) 행태에 소비자들이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비록 듀얼클러치를 개발 했다 한들, 6단 이상의 트랜스미션에서나 빛을 발할 기술이니 현재로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한 녀석입니다. 혹시나 '포르테 쿠페'나 '쏘나타 쿠페' 등의 차량이 출시되면서 듀얼클러치가 적용된 직접 개발한 자동 6단 변속기가 장착된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지난 2008년 9월, 현대파워텍에서는 2010년 부터 8단 자동변속기를 생산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내구성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8단이라는 단수는 분명 큰 매리트가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2010년 부터 생산할 계획이니 많이 팔리는 쏘나타나 아반떼와 같은 중형, 준중형 차량에 적용되려면 시간은 더 걸리겠죠.
듀얼클러치를 사용하는 고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국산 차량을 상상해 보니 기분은 굉장히 좋습니다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은 만큼 마음 한 구석에는 답답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운전하는 즐거움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한 국산 차량을 상상하며 이 글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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