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특집] 소형차 트렌드 제시한 ‘2009 제네바 모터쇼’

[2] 모터쇼/Geneva, Swiss

by 박찬규 기자 2009. 3. 31. 13:39

본문

(사진설명: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세계 5대 모터쇼의 열기는 뜨거웠다. 사진: 박찬규)



2009 제네바모터쇼 (79th, Geneva International Motorshow)
글, 사진 : 박찬규 (reporterpark@paran.com)


[Geneva, Swiss -- reporterpark.com] 박찬규, 2009.03.31.Tue.

2009 제네바모터쇼(79th, Geneva International Motorshow) 3 3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3 5일 개막해 3 15일까지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PalEXPO)에서 열렸습니다.

 

‘2009 제네바모터쇼는 올해로 79회째를 맞이하는 오랜 역사를 지닌 행사입니다. 이번 모터쇼에는 30개국에서 약 250개 업체가 참여했고, 무려 63종의 월드프리미어(세계 첫 공개 모델)차량이 공개됐습니다.

 


(사진설명: 이곳은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어 보였다. 잔잔한 호수가 그런 분위기를 말해주는 듯 싶다. 사진: 박찬규)
 

제네바모터쇼, 왜 세계 5대 모터쇼인가?

 

제네바모터쇼가 왜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히는지는 직접 제네바를 방문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우선 스위스의 지리적 특징을 살펴보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자동차 강대국에 둘러싸여있습니다. 이런 특징 때문일까요? 스위스, 특히 제네바 곳곳에는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차량들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국산 차량도 종종 모습을 보입니다.

 

이런 지리적 이점은 스위스가 자동차 생산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네바모터쇼가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히게 된 첫 번째 이유입니다. 자동차 시장의 중립 지대라 하면 이해가 쉬울지도 모르겠네요.

 

두 번째 이유도 자동차 생산국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난 1월에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09 북미오토쇼(2009 NAIAS)와 다른 점이라면 미국 빅 3 업체도 모두 참가함은 물론 미쓰비시를 비롯, 북미오토쇼에 참가하지 않았던 적지 않은 수의 업체가 참가해 차량을 전시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자국 브랜드가 없다는 점은 반대로 생각해 보면, 특정 브랜드가 미치는 영향력이 약하다는 점이죠. 따라서 중소 업체들이 프랑스의 파리모터쇼나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비해서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기회의 장인 제네바모터쇼를 빼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제네바는 원래 부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세계적 휴양 도시인 제네바에는 부자들이 많이 방문하는데요, 따라서 제네바모터쇼에서도 이런 점을 간과할 수는 없겠죠. 여타 모터쇼에 비해 슈퍼카 업체들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까닭입니다.

비싼 차를 만들기만 해서는 소용이 없고, 팔아야 하기 때문에 부자들이 즐겨 찾는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네바모터쇼는 분명한 장점을 지니고 있었고, 그것이 곧 경쟁력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마지막 이유는 위의 이유를 가장 잘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개최 시기입니다.

제네바모터쇼는 유럽에서 매년 가장 먼저 열리는 모터쇼 입니다. 따라서 한 해의 동향을 미리 파악해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진설명: 2009제네바모터쇼는 약간 어수선한 느낌을 받았지만, 5대모터쇼의 위상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사진: 박찬규) 

‘2009
제네바모터쇼의 모습

 

올해의 제네바모터쇼는 슈퍼카보다는 작고 실속있는 차량의 강세가 돋보였습니다. 그리고 2008 파리모터쇼에서부터 시작된 실현 가능한 친환경 기술이라는 흐름이 2009 제네바모터쇼에서는 보다 명확히 드러난 것인데요, 먼 미래에나 적용 가능한 기술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부자들이 주로 찾는 제네바모터쇼에 많은 참가 업체들이 소형차 위주의 전시를 했다는 점은 놀라운 변화입니다. 이는 피해갈 수 없는 현재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와 더불어 친환경이라는 숙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 생각됩니다.

 

수소차나 연료전지차 등의 차량보다는 친환경 디젤 기술이나,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이 주로 전시됐고, 연료 효율성을 높이며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여러 현실적인 기술이 정착된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전시장에는 컨셉트카와 같은 보여주기 위한 차량도 많았지만, 당장에 팔 수 있는 차량을 주로 선보인 점도 특이한 점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부스를 ‘E클래스(E-Class)’관으로 꾸며 몇몇 차량을 제외하고 새로운 E클래스 차량들만을 전시해 잠시 주춤했던 E클래스의 판매를 늘리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사상최대 이익을 낸 폭스바겐그룹은 크고 화려한 부스를 자랑했는데요, 폭스바겐은 주력 차종이 폴로(POLO)’라 착각할 만큼 많은 수의 폴로를 전시했습니다, 100주년을 맞은 아우디는 가장 화려하고 큰 부스를 통해 지난해의 실적을 눈으로 보여줬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회사의 경영 상황이 어렵거나 참가에 의의를 두는 업체들은 부스의 규모도 작고, 구색 맞추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경영 위기로 계속 화두에 오르던 GM그룹의 경우 계열사들의 부스에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이런 쉼터들은 잠시 쉬어가자는 회사의 분위기를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지난 20년동안 제네바 모터쇼를 취재해온 해외언론의 한 기자는올해는 예년과 달리 약간 어수선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는데요, 현재의 불안한 경제 상황에서 각 업체들이 뚜렷한 비전 제시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사진설명: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차량들이 주로 출품됐다. 사진: 박찬규)

‘2009
제네바모터쇼에 출품된 주요 차종

 

소형차 중에서도 특히 1.6 (리터)급의 디젤 차량이 주류를 이뤘고, 전기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차량이 출품돼 눈길을 끕니다.

 

소형차가 주류를 이룬 까닭은 소형차가 점차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따라 예전에 비해 고급화, 고성능화가 이루어져 중형차 부럽지 않은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선 현대자동차에서 선보인 컨셉트카 익소닉(ix-onic, 프로젝트명: HED-6)’ 1.6 GDi 터보차저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77마력을 냅니다. 6단 자동변속기와 ISG(Idle Stop&Go, 정차시 엔진을 자동으로 끄는 기능)시스템이 적용됩니다.

 

익소닉과 함께 선보인 유럽전략차종인 i20 3도어(Door) 모델은 1.2 ~1.6 ℓ 가솔린 엔진과 1.4 , 1.6 ℓ디젤엔진이 적용됩니다. 이 모델은 i20 5도어 모델에 비해 3도어 스타일로 스포티함을 살린 것이 특징이며, 커튼 및 사이드에어백을 포함해 총 6개 에어백을 통해 안전성을 높였습니다.

 

기아차는 소형 MPV(다목적 차량)인 컨셉트카 ‘kia No 3’를 선보였습니다. 기아차의 패밀리룩이 적용됐고, 넓은 앞유리창과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가 특징입니다.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은기존의 MPV는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운전하고 싶은 차가 아니었다면서우리는 이런 한계를 뛰어넘어 소형 MPV의 장점은 모두 갖췄지만 보기에도 아름다운 차를 만들고 싶었다. 그것이 바로 콘셉트카 ‘Kia No 3’라고 말했습니다.

 

지엠대우가 개발한 GM의 차세대 글로벌 경차 시보레 스파크(Chevrolet Spark)’도 공개되었는데요, 마티즈 후속 모델로 1.0 ℓ 급의 가솔린 엔진이 장착되며, 올해 하반기에 국내 출시 예정입니다. 기존 경차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이 내-외부에서 시도됐고, 특히 5도어 해치백임에도 3도어 스타일을 연출해 스포티함을 강조한 것이 특징입니다..

김태완 디자인부문 부사장은 시보레 스파크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차에는 처음 시도되는 디자인 요소가 많다. 그리고 직접 운전해보면 매우 재미있는 차다"라고 차량을 설명했습니다.

 

볼보는 지난 2008 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된 DRIVe(드라이뷔) 레인지에 ‘S80 DRIVe’ 모델이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리터당 약 20km의 연비와 129g/km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자랑하는 플래그십 모델입니다.


푸조는 자사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3008을 공개했습니다. 디젤-하이브리드 크로스오버 모델인 3008 SUV, MPV, 해치백의 형태를 두루 갖추고 있는 바디로 컴팩트 MPV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모델입니다. 앞 구동계는 HDi 디젤 엔진으로, 뒤 구동계는 전기 모터로 움직이며, CO2 배출량을 대폭 줄인 것이 특징입니다.

 

인피니티가 선보인 에센스는 인피니티 브랜드의 2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컨셉트카로 인피니티 최초의 가솔린-전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최고출력 600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친환경 고성능 럭셔리 쿠페입니다.

그리고 에센스의 트렁크에 딱 맞는 3개의 가방은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협력해 에센스의 컨셉을 반영, 에센스만을 위한 스페셜 에디션의 여행가방을 함께 선보인 것입니다.

 

닛산은 컨셉트카 소형 크로스오버 카자나(Qazana)를 선보였습니다. 이 차량은 무라노(Murano), 카슈카이(Qashqai) 성공적으로 판매 중인 닛산 크로스오버 차량의 계보를 잇고, 입지를 공고히 전략 모델입니다.

 

혼다는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리드 전용카 인사이트(Insight)’를 선보였습니다. 인사이트는 1.3 리터 i-VTEC엔진과 혼다만의 IMA (Integrated Motor Assist)시스템이 결합된 새로운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되어 탁월한 연료 효율성을 제공하며,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운전 습관을 유도하기 위해 모든 모델에 에코어시스트시스템(Ecological Drive Assist System)이 장착 되어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베스트셀러인 골프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그보다 더 작은 폴로(POLO)’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분위기였습니다. 1.2 ~1.6 ℓ의 엔진이 장착되며, 30km/ ℓ에 달하는 연비가 특징입니다.

 

미쓰비시는 작고 귀여운 4인승 소형 전기차를 주력으로 내세웠는데요, 컨셉카인 ‘i MiEV SPORT AIR’를 공개했습니다. 이 모델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설치해 저중심 세팅을 통해 주행 안정성을 높였습니다.

 

한편, 슈퍼카 제조 업체인 RUF에서 전기차 그린스터(Greenster)’를 선보였는데, 포르쉐911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이 차량은 최고시속 250km/h, 0->100km/h 도달시간은 5초입니다. 2010년부터 판매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제네바모터쇼에서 슈퍼카를 빼놓을 수는 없겠죠.

가장 돋보이는 모델은 바로 부가티 베이런의 100주년 모델인데요, 시원한 블루 컬러가 돋보이는 이 모델은 1001마력을 자랑하며 최고속도 400km/h이상을 자랑합니다.

 

이상으로 주요 출품 차량들을 살펴봤는데요, 작고 실용적인 차량들이 주로 출시되어 경제성과 환경보호라는 두 가지 새로운 숙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업체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지만 편리하고 안전한 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09 제네바모터쇼취재를 마치며..

 

최근 개최된 국제모터쇼를 살펴보면 2008 파리모터쇼의 화려함을 정점으로 2009 북미오토쇼에서는 내리막을 걸었는데요, 이때 상당수의 업체들이 불참하며 모터쇼에도 불황이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2009 제네바모터쇼는 예전보다 약간 축소된 규모이긴 하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참가하지 않았던 업체들을 비롯 중소 업체들도 대부분 참가해 차량을 전시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제가 모터쇼 취재를 위해 제네바를 방문했을 당시, 한국의 초겨울을 연상케 하는 쌀쌀한 날씨였는데요, 이런 추위 속에서도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히는 제네바모터쇼의 열기는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의 몸을 녹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번 제네바모터쇼에는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로 다양한 친환경 디젤기술이 보편화 됨은 물론 작고 실용적인 소형차와 친환경 차량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었는데요, 현재의 어려운 경제 상황과 환경문제를 동시에 헤쳐나가기 위한 전략이라 생각됩니다.

 

유럽에서 매해 가장 먼저 열리는 제네바모터쇼에서 화두였던 친환경 고급 소형차가 올 한해 동안 모터쇼를 비롯 자동차 업계의 화두로 자리하지 않을까요?

 

제네바 현지에서 만난 기아차 정의선 사장은 향후 전략에 대해 고급 소형차라고 답했습니다. 현재 해외의 여러 업체들이 소형차를 전면에 내세우는 상황이고, 향후 소형차 시장은 더욱 치열한 격전지가 되리라 전망됩니다.

[글, 사진: 박찬규]

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 이 기사는 월간 '카티비매거진 4월호'에 수록되었습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