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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담] 3월 출시예정 신형 스포티지 직접 보니..

[1] 자동차/시승기, 칼럼, 르포

by 박찬규 기자 2010. 1. 2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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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repor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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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타임즈, 1월 20일자 보도 -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3월 출시



[Seoul, Korea -- reporterpark.com] 박찬규, 2010.01.23.Sat.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신형 스포티지(프로젝트명 SL)의 도로주행 장면이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기아차가 선보일 이 차는 2004년 8월 스포티지가 출시된 이후 4년만에 풀체인지된 모델로 현대 투싼ix와 같은 디젤엔진인 R 2.0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기아차는 신형 스포티지가 투싼ix를 능가하는 상품성을 지녔다고 주장한다. 전통적으로 SUV에 강세를 보여온 기아차이니 만큼 스포티지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는 것. 게다가 기아의 타 차종과 마찬가지로 패밀리룩을 적용, 특히 쏘렌토 R의 디자인 큐를 물려받아 기아차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신형 스포티지는 최근유럽의장등록소를 통해 실제 사진이 유출돼 관심을 모은 바 있다.



SL Says, "Catch me if you can"

속(?)주행 중 순간 이상하게 생긴 차를 발견,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소형 SUV정도 크기의 차가 눈에 들어왔다. 속도를 줄이자 이 차도 속도를 줄였고, 잠깐 방심한 사이 중간에 휴게소로 숨는 바람에 계속 가던 길을 갈 수 밖에 없었다.

멀리서도 테스트카를 알아보는 '매의 눈'을 가진 내가 이 차를 미리 알아볼 수 없었던 까닭은 전날 비가 많이 온 관계로 SUV들은 뒷모습이 모두 새까맣게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천연 위장막(?)을 뒤집어 쓴 차가 많아 쉽게 알아차릴 수 없었다.

'기다릴까?'

순간 들었던 생각이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차 테스트도 할 겸 그 차를 따라잡기로 결심했다. 신나게 달려 차를 돌리고 반대편 도로로 진입했다.

'아뿔싸!'

반대편 도로에 아까 그 위장막을 씌운 차의 모습이 보였다. 그 차가 생각보다 빨리 출발한 것이다. 어쨌든 다시 반대편 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출구로 나서 차를 돌렸다. 타이밍상 다시 반대편 도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또 반대편 도로에서 마주쳤다. 숨바꼭질 놀이를 제대로 한 셈이다.

'로터스의 자존심이 있지..'

차를 다시 돌려 신나게 달렸다. 아까 그 차를 만나지 못해도 아쉬움은 없었다. '계속 가다 보면 만나거나 아니면 집에 빨리 가거나' 둘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로터스를 느끼며 주행을 하던 중 저 멀리 덤프트럭과 함께 달리는 수상한 모습의 차가 보인다.

'아싸! 잡았구나!'

때마침 주변에 큰 트럭 몇대 말고는 도로가 비어 있어 마음 놓고 촬영할 수 있었다. 다만 로터스를 타고 혼자 촬영을 해야 했기 때문에 마음대로 찍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목표를 놓치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을 했고, 주행 모습도 꼼꼼하게 살펴봤다.

이런 상황에서 테스트카는 평소같으면 전속력으로 도망갔겠지만, 스포츠카를 타고 쫒아오니 도망갈 수가 없었을 것이다. 결국 이 차는 기회를 보다가 기자가 앞모습을 촬영하고 있을 때, 속도를 확 줄여 저속주행을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분명 경험이 많은 드라이버다.

ⓒ박찬규, reporterpark.com


[후면 - 안정적인 자세와 큰 덩치 인상적]

뒷모습을 먼저 살펴보자. 신형 스포티지는 상당히 안정적인 형태를 지녔다. 정삼각형의 구조로 이루어져 바디-인, 휠-아웃 형태다. 도로의 차선 폭을 고려해볼 때 이 차의 폭을 짐작해볼 수 있다. 덩치가 결코 작은 차가 아니다.

우선 위의 주행장면은 역광 상태라 사진이 깨끗하지 않다. 하지만 아래 사진과 비교해 보면 윤곽이 보인다. 



ⓒ박찬규, reporterpark.com

자리를 옮겨 옆모습을 찍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았다.

ⓒ박찬규, reporterpark.com


[측면 - 쏘렌토 R 를 연상시키는 긴 차체 인상적]

옆모습을 촬영하면서 느꼈다. '생각보다 크네?' 쏘렌토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정도로 컸다. 물론 위장막도 한 몫을 했겠지만, 실제로 보니 결코 작은 덩치가 아니었다. (물론, 로터스가 매우 낮게 설계돼 아래서 위를 올려다 보기 때문에 더 커보였을 수도 있다.)

그리고 펜더 부분(앞바퀴와 사이드미러 사이)에 방향지시등이 장착된 것으로 보아 최고급 트림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아마도 유출된 사진은 최고급 트림일 것이다. 멋진 휠과 LED 방향지시등이 포함된 사이드미러가 그 증거다.

일단, 주행 모습을 살펴보니 꽤나 부드럽게 나간다. 투싼ix에서 기본적 동력성능은 입증된 셈이니 신형 스포티지의 성능은 말할 것도 없다. 남은 건 디자인! 유출된 사진과 비교해 보자. 기아차의 패밀리룩이 느껴진다. 단순한 면 처리에 살짝 선이 추가돼 세련됨을 더했다. 여기에 커다란 휠을 통해 도심형 SUV의 면모를 갖췄다.

A필러도 길게 누운 형상이다. SUV는 보통 차체가 높고 덩치가 크기 때문에 공기저항을 많이 받아 실내에선 바람소리가 꽤나 신경쓰인다. 신형 스포티지는 앞유리가 많이 누워있다. 이런 구조는 운전자에게 시원한 시야를 제공하며 고속 주행 시 바람소리를 줄이는 1석 2조의 효과가 있고, 디자인 측면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에 최근 많은 차에서 적용하고 있다. 



ⓒ박찬규, reporterpark.com



[전면 - '베이비' 쏘렌토 R]

마지막으로 앞모습을 살펴보자. 실제로 차를 살펴보니 우직한 숄더라인이 인상적이다. 공기저항과 디자인 등 여러 요소가 고려된 부분이다. 쏘렌토 R과 비교해 작은 차체임에도 작아보이지 않게 도와주는 요소 중 하나다.

헤드램프를 살펴보면 K7에 적용된 바 있는 면발광 LED와 비슷한 구조를 지녔다. 기아차 만의 독특한 앞모양을 보여줄 것이라 예상해볼 수 있다.

유출된 사진을 살펴보면 기아차의 패밀리룩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어려진 쏘렌토 R의 모습 같다. 산뜻하면서 역동적인 모습을 지녔다. 기아차가 자신감 있게 이 차를 자랑하는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유출된 사진 속 차가 어색해보이는 까닭은 차의 하체 구조물이 제외된 모습이기 때문이다. 직접 촬영한 주행 사진을 보면 어색하지 않다.


[총평 - 성능 및 크기는 합격, 관건은 감성 품질]

한마디로 현대 투싼ix에서 보여준 가능성이 기아 신형 스포티지에서도 충분히 보여질 것이라 예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현대-기아차의 원가절감 노력에 힘입어 내장재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디자인 트렌드는 단순히 형태의 모습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질감과 촉감도 눈으로 느껴져야 하고, 실제 만졌을 때 거부감이 들지 않게 해야 한다.

경제 상황도 불안정하고, 결코 작지 않은 규모의 회사인 것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때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티가 덜 나게 노력할 수도 있다. 유럽이나 일본 브랜드의 일부 차종이 저렴한 소재를 쓰더라도 욕을 덜 먹는 이유가 있다. 현대-기아차와 같은 소재를 쓰더라도 가공을 달리해 촉감이 다르고, 한 부분과 다른 부분, 특히 소재가 다른 부분이 맞물리는 곳에서 어색함이 적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기아의 차는 수입차를 능가할 만큼 성능이 좋아졌지만, 가격도 그만큼 높아졌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기대치 또한 높아졌고, 시장에선 이제 '섬세함'을 현대-기아차에게 요구하고 있다. 차는 잘 만들었는데 그만한 감성 품질을 보여주지 못하고 계속 아쉬움을 남긴다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은 뻔하지 않을까? 

현대-기아차에게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갖는 까닭은 실제로 비싸진 가격만큼 효용을 느끼기 어려워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많이 팔렸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기대를 거는 브랜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계속 진화하는 현대-기아차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http://reporterpark.com
박찬규 기자 (朴燦奎, Justi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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