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 reporterpark.com
[Seoul, Korea -- reporterpark.com] 박찬규, 2010.01.19.Tue.
사실 지난 월요일(18일)은 현대차에게 중요한 날이기도 하지만 르노삼성차에게도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중요한 신차를 시장에 내놓는 날이기 때문이었죠.
왜 같은 날 신차를 출시하는지 의문을 갖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사실 르노삼성이 먼저 일정을 정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대차가 뉴 SM5를 견제하기 위해 같은날 출시를 결정했다는 주장이지요. 양측 모두 부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신빙성이 높습니다.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꽤나 억울하겠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을 겁니다. 우연인지 아닌지는 당사자만 알겠죠?
여튼, 현대차는 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 등 수입 중형세단과 정면으로 대결하겠다며 ‘쏘나타 F24 GDi’를 1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출시를 알렸습니다.
그만큼 상징적인 모델이고, 어찌보면 현대차의 자존심이 걸린 모델이죠. 그래서인지 이날 저녁엔 고객들을 초청, 이상봉 패션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겸한 신차발표회가 열렸습니다. 본 행사에 앞서 현대차는 오전에 기자들을 대상으로 리허설을 겸한 사진발표회를 진행했는데요, 여기서 재미있는 사건 하나가 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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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one-
신차가 궁금한 건 기자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리허설이 끝나자 기자들은 달라진 차를 자세히 살펴보러 갔는데요, 기자들이 이 차를 자세히 살펴보는 도중 왼쪽 패들시프터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죠. 이 상황을 지켜보며 당황한 건 기자와 현대차 직원들 모두가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 관계자는 “무리한 힘을 가해서 발생한 일일 뿐, 일상적으로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항명했으나 놀란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맞는 말이죠. 정말 흔치 않은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주요 부위가 부러졌다는 점에서 기자들 앞에서 자존심을 제대로 구긴 셈이죠. 한마디로 운이 없었던 것입니다.
패들시프터는 쉽게 부러지지 않는 단단한 금속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멋을 내는 효과도있지만, 기능성이 우선시 되기 때문입니다. 운전대 뒤에 위치한 변속 레버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변속 장치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수입차에선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과 같은 경량금속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현대는 플라스틱을 사용했고, 기자들이 힘을 가하자 깔끔하게(?) 부러졌습니다. 상황을 모르는 기자들은 왜 패들시프터가 없냐며 문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죠.
현대차가 세계 4위의 자동차 메이커로 올라섰다고는 하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양적인 측면에서입니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그만한 인정을 받기 위해선 섬세함이 필수겠죠. 현대차가 선진메이커로 인정받기 위해선 이런 사소함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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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two-
저녁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사실 저는 차보다 패션쇼를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는데요, 행사에 초대받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감상했죠. 화려한 의상들과 멋진 모델들이 런웨이를 수놓으며 점점 분위기는 고조됐고 행사의 피날레 퍼포먼스가 벌어집니다.
매우 큰 사이즈의 붓으로 바닥에 글씨를 쓰는 퍼포먼스였는데요, 왠지 모르게 유치하면서도 멋있게 보였습니다. 이때 아주 잠깐이지만 재미있는 광경이 벌어집니다. 글씨를 쓰던 붓이 분리된 것입니다.
글씨를 쓰던 분은 살짝 당황한 듯 보였지만 다시 태연하게 글씨를 써 내려옵니다. 분리된 부분을 교묘히 합쳐서 계속 글씨를 쓴 것이죠. 이때까지만 해도 모라고 쓰는지 몰랐습니다. 속으로는 ‘설마 쏘나타 라고 쓰지는 않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퍼포먼스가 끝나고 모델들이 모두 나와서 인사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상봉 디자이너도 무대에 올라 인사를 합니다.
행사가 종료된 뒤 런웨이에 올라 확인해보니 ‘쏘나타 GDi’ 라고 쓰여 있더군요. 결국 이 글씨를 쓰는 도중 붓이 부러진 것이네요. 물론 이 광경을 제대로 목격한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이긴 했습니다만, 오전에 벌어진 일을 떠올리며 혼자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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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두 에피소드 덕에 황당했지만 재미있는 하루였습니다. 어찌됐든 새로운 쏘나타가 하루 종일 고생한 셈입니다. 더불어 현대차가 자존심 구긴 날이기도 하네요.
이날 에피소드는 액땜한 셈 치고 “착한 일을 많이 하면” 앞으로 현대차에겐 좋은 일만 가득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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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朴燦奎, Justi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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