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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쉐보레가 작정하고 만든 ‘트레일블레이저 RS’

[1] 자동차/시승기, 칼럼, 르포

by 친절한 박찬규 기자 2020. 3. 1.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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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RS /사진: 박찬규

[Incheon, Korea -- reporterpark.com] Justin Park, 2020.01.28.Thu.


한국지엠이 자신한 그대로였다. 그 상징성만큼이나 차분하고 진중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Trail Blazer)는 소형SUV 트랙스와 중형SUV 이쿼녹스 사이에 포진하는 핵심차종이다. 회사의 ‘경영정상화’라는 짐을 떠안은 것 외에도 글로벌 GM의 차세대 플랫폼이 처음 적용된 신차라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번에 시승한 트레일블레이저는 여러모로 신경 쓴 티가 팍팍 난다. 중국과 미국에서 먼저 출시되며 기본적인 내용이 공개된 터라 모든 관심은 국내판매가격에 쏠렸다. 그동안 야심차게 내놓은 차들이 가격 앞에 무릎을 꿇은 사례가 꽤 있어서다. 

그래서인지 시작가격이 ▲LS 1995만원부터 최고트림 ▲RS 2620만원이라는 가격으로 공식 출시됐다. 경쟁모델인 기아 셀토스와 절묘하게 겹치면서 그보단 조금 더 저렴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가격대다.

지난 16일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의 미디어 공개 및 시승행사를 갖고 큰 자신감을 보였다. 사전계약을 시작한 이날, 현장에서 RS AWD모델을 타볼 수 있었다.

왼쪽이 기본, 가운데가 액티브, 오른쪽이 RS다. /사진제공: GM 

◆RS의 차별성

새 차는 기본모델과 함께 액티브, RS 등 세 종류로 출시됐다. 현장에도 3종의 모델이 모두 전시돼 여러 차별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시승차인 RS모델은 Rally Sports(랠리 스포츠)의 앞 글자를 땄으며 날렵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스포티한 매력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살짝 어둡게 칠해진 다크크롬 그릴로 고급스러우면서도 날카로운 인상을 더하고, RS전용 포인트레터링, 블랙보타이, 바디사이드몰딩 그리고 카본패턴이 적용된 스키드플레이트가 적용됐다. 아울러 RS 전용 18인치 알로이휠, 뒷모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로형 반사판(버티컬리플렉터)와 동그란 듀얼머플러팁도 디자인 포인트.

트레일블레이저 액티브 /사진제공: 한국지엠 

RS와 액티브 모두 투톤 루프가 기본 적용되는데 RS는 외장 컬러에 따라 아가타 레드와 모던 블랙, 액티브는 제우스 브론즈와 퓨어 화이트 중 하나를 루프 컬러로 고를 수 있다.

차 문을 열면 실내에서도 RS만의 차별화 요소를 찾을 수 있다. D컷 스티어링 휠, RS 전용 계기판과 레드 스티치 장식 등 디테일에도 신경 썼다. 물론 해당 차급 내에서.

트레일블레이저 RS 주행장면 /사진제공: 한국지엠 

◆날뛰지 않는 부드러운 주행감각

주행감은 편안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준중형급 SUV를 사면서 스포츠카 급의 엄청난 가속감이나 핸들링을 기대한다면 다른 차를 알아보는 게 좋다. 나름 알찬 구성으로 즐겁게 타는 덴 무리가 없지만 그보다 더한 것을 기대한다면 동급의 다른 차를 타도 실망이 가득할 수밖에 없다. 투덜대기 전에 차를 구입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자.

가속은 시속 80km쯤까지 힘이 크게 부족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그 이상의 고속에서 추월가속을 시도할 때는 배기량의 한계 탓에 초중반의 가속감보다 힘이 빠진 느낌이다.

북미형 트레일블레이저 RS 인테리어 /사진제공: GM 

어디까지나 이 차는 작은 SUV일 뿐이다. 관심이 높은 것도 20~30대 연령대다. 트랙스 같은 소형SUV 보다 덩치가 크니 여러모로 활용하기가 좋고, 이쿼녹스나 투싼보다 작고 저렴해서 경제적인 측면도 유리하다. 

자칫 어중간한 포지션으로 시장에서 관심 밖 차종이 될 수도 있지만, 되도록 많은 이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꽤 신경썼다. 

파워트레인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우선 엔진은 가솔린 1.2ℓ와 1.35ℓ 두종류인데 RS에는 1.2ℓ 가솔린 E-터보 프라임엔진 대신 1.35ℓ 가솔린 E-터보엔진이 탑재된다. 중형세단인 말리부의 것과 같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트레일블레이저 엔진룸 /사진: 박찬규 

시승차의 변속기는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다. 이른바 ‘보령미션’이 아니라 수입이다. 사륜구동시스템과 조합에서는 전륜구동모델의 VT40 무단변속기 대신 9단 자동변속기가 쓰인다. 그러면서 서스펜션도 차이가 있다. 사륜구동모델은 멀티링크를 간소화한 ‘Z-링크’ 리어 서스펜션인 반면 전륜구동모델은 토션빔이다.

트레일블레이저의 사륜구동시스템(AWD)은 앞바퀴굴림방식(FWD)을 기반으로 한다. 버튼을 통해 AWD와 FWD모드를 쉽게 전환할 수 있고, AWD시스템은 평소에 앞바퀴에 힘을 주다가 주행환경에 따라 뒷바퀴에도 힘이 필요한 경우 적당히 슬쩍 나눠줌으로써 주행안정성을 높인다.(연구원조차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려 하지 않았지만 동력배분은 최대 50%이하로 판단된다) 그리고 이 차의 AWD시스템은 효율을 높이기 위해 FWD모드로 주행할 때 프로펠러 샤프트의 동력전달을 차단한다. 

트레일블레이저 RS 스티어링휠 /사진제공: 박찬규 

핸들링은 차분하지만 둔하지 않다.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대로 반응한다. AWD모드가 아니어도 차 뒷부분의 움직임이 안정적이다. 강한 뼈대와 유연한 하체가 만나 몸놀림이 부드럽다. 빠르게 몰아붙여도 잘 받아준다. 여성운전자라도 차를 쉽고 편하게 다룰 수 있을 것 같다.

탑재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는 잘 작동했다. 다만 차선이탈방지기능이 있더라도 말 그대로 차선을 벗어나지 않게 바로잡아줄 뿐 차로 한가운데를 달리게(센터링) 하지는 않는다. 이는 GM 내부의 안전규정 때문인데, 해당 기능이 적용되려면 더 많은 안전관련 장비가 탑재돼야 한다. 하지만 이 차에선 가격상승 요인이 있으니 굳이 적용하지 않았다.

컵홀더 공간은 다양한 장치를 넣기 쉽도록 디자인됐다. /사진: 박찬규 

◆패키징에 고민을 거듭하다

국내 공개된 트레일블레이저는 길이x너비x높이가 4425x1810x1660mm며 중국과 같은 롱휠베이스 버전이다. 2640mm의 휠베이스로 뒷좌석 거주성을 강조한 게 핵심. 반면 미국에서는 숏휠베이스버전으로 출시된다.

롱휠베이스버전으로 출시된 건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건 고급 소형SUV 붐을 불러 일으킨 절대강자 ‘셀토스’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값이 비슷하면 크기라던가 첨단장비라던가 하는 차별점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셀토스보다 살짝 크고 투싼보다는 작다.

수납공간도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조수석 앞 기다란 수납공간은 물론 운전석과 보조석 하단에 공간을 마련하는가 하면 앞좌석 사이의 센터페시아 하단과 콘솔박스에 넓은 수납공간을 설치하기도 했다. 동그란 컵홀더는 기어 변속 레버 옆에 있는데 가로와 세로 홈을 마련해 운전자가 스마트폰이나 지갑 등 작은 소지품을 쉽게 보관하도록 했다. 

도어 웨더스트립도 꼼꼼히 처리됐다 /사진: 박찬규 

◆사소한 부분에서 받은 감동

이번에 시승한 트레일블레이저는 여러 첨단 안전 및 편의기능을 최대한 탑재하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특히 USB케이블로만 연결해야 했던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 정책에 따라 앞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또 기본 트림부터 6개의 에어백은 물론,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보조시스템,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전방 거리감지시스템, 전방 보행자감지 및 제동시스템, 저속 자동긴급제동시스템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첨단 능동 안전품목을 기본 탑재했다.

북미형 트레일블레이저 적재공간 /사진제공: GM 

헤드업 디스플레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시스템, 상황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을 닫아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에어로 셔터, 7개의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 화려한 고급 품목이 대거 적용됐다. RS에는 대부분 기본으로 포함됐다.

그런데 이런 화려한 기능보다 더욱 마음에 든 건 ‘냄새’다. 동급 경쟁 차종에서는 새차냄새가 심한 경우가 있는데 트레일블레이저는 그 부분도 철저히 신경 썼다. 만약 아이와 함께 타야 하는 차라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요소다.

블레이저를 통해 선보인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을 입었고, 차분한 승차감과 다양한 재주까지 갖췄다. 게다가 탑승자를 배려한 꼼꼼함은 이 차를 다시보게 만드는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트레일블레이저 RS 시승차 /사진: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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