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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스마트 포투, "서울에서 강진까지..."

[1] 자동차/시승기, 칼럼, 르포

by 박찬규 기자 2012. 11. 25.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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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Korea -- reporterpark.com] 2012.11.25.Sun.

 

"LED 리어 콤비네이션램프 & LED 보조 제동등, 클러스터 인조가죽 감싸기, 패들쉬프트, 에어로 타입 와이퍼,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

 

 

제부터인가 플래그쉽에만 탑재될 만한 이런 옵션들이 점점 흔해지는 '옵션 인플레'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선택이 늘어난다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지만 요즘 나오는 차들은 옵션만 많지 정작 중요한 곳은 뭔가 소홀한 것 같기도 해요.

 

불필요한 부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 가령 차체 같이 주행/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에서 원가절감을 하기 때문이겠죠? 안전바가 두 개 있어야 할 자리에 하나만 달았던가

 

 

 

 

원가절감의 중점을 어디에 두었냐에 따라 ‘편하지만 불안한 차’‘불편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차’가 나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럼 과연 스마트는 둘 중 어떤 그룹에 속할까요? 저는 총 5일간 스마트와 함께 전남 강진까지 다녀왔습니다. 서울 잠실서부터 땅끝 강진까지, 10시간을 내리 운전하며 느꼈던 스마트는 이랬습니다~

 

 

 

 

귀엽고 컴팩트한 외관에서 느낄 수 있듯이 스마트는 철저히 도심을 위해 태어난 차 입니다. 절대로 편안한 장거리 여행을 위한 차는 아니죠? 새벽에 차에서 자다가 척추 휘는 줄 알았습니다…

 

차체 길이는 2695mm로 모닝보다 무려 900mm가 짧습니다. 저는 제원에 전고가 몇 mm다, 전폭은 얼마다 하는 걸로는 감이 잘 안오더라구요. 어찌됐건, 스마트는 소나타(4820mm)를 절반으로 뚝 자른 것보다 조금 깁니다.

 

 

 

 

이 사진을 찍은 곳은 F1 대회가 열리는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 내의 카트 경기장 입니다. ㅋㅋ1인용 카트를 기준으로 그려진 출발선 위에 세우니까 폭이 딱 맞습니다. 얼마나 작은지 감이 오시나요? 덕분에 스마트를 모는 내내 주차 공간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었습니다. 자동차 사이의 빈 공간에도 쏙 넣을 수 있으니까요.

 

 

 

 

차체가 작은 만큼 무게도 가볍습니다. 800kg으로 모닝보다 약 100kg정도 가볍습니다. 무게가 가벼우니 연비 역시 매우 뛰어납니다. 휘발류 1리터로 20km가 넘는 거리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디젤 엔진을 탑재한 cdi 쿠페 모델의 경우 연비가 무려 30.3km/l!).

 

 

 

 

5일 동안 8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렸지만 기름값은 11만원도 안 나왔습니다. 15년 묵은 제 그랜져를 타고 다녔다면 아마 30만원은 넘게 나왔을 거리인데… 쩝…

 

그나저나 강진. 아시죠? "관광레저도시"를 표방하는 전라남도 영암-해남 지역 근처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실내 공간은 성인 두 명이서 타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습니다. 머리 위 공간도 충분하고, 레그룸도 전혀 좁지 않아요.

 

 

 

 

작은 차내 곳곳에 있는 수납공간도 불편함이 없습니다. 여기저기 짜투리 공간을 사용해 영수증, 음료수, 카드 등을 수납할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다만 실내에 사용된 재질이 그리 고급스럽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몇몇 군데에는 좀 저렴해 보이는 플라스틱이 적용돼서 ‘수입차’라는 생각을 가지셨다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제가 탄 모델은 네비게이션 없이 오디오만 있는 모델이었는데요(아마 2011년형?). Aux랑 USB도 달렸고, 음질 또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근데 정보창에 한글 지원이 안돼서 사진처럼 박스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문자가 막 뜨고 그래요. 듣고 싶은 노래를 들으려면 넘김, 넘김, 넘김… 네비게이션이야 스마트폰을 쓰면 된다지만 한글 지원은 쫌! 네…

 

 

 

 

스마트는 수동 변속도 돼요. 패들 쉬프트는 없지만 기어봉 옆에 버튼을 눌러서 자동/수동 변속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수동 변속을 선택하면 사진처럼 현재 몇 단 인지 보여줘요. 변속 타이밍에는 이런 귀여운 화살표로 "김기사~ 빨리 변속해~" 알려주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렇게 작고 귀여운 스마트는 과연 얼마나 안전할까요? "총 하중 얼마를 버티니", "차체 강성이 얼마나 되니" 이런거 역시 느낌안옵니다. 필 아니에요 그죠?? 백문이 불여광견-백마디 말보다 나은 한 편의 광고 보겠습니다.

 

 

[스마트 광고/ 안전 테스트 장면]

 

7000파운드, 약 3000kg 넘는 SUV를 뼈대 위에 올려놔도 찌그러지지 않아요. 트리디온 세이프티 셀이라는 기술이 적용된 튼튼한 차체 덕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뼈대가 아무리 튼튼해도, 안전하게 운전하는게 가장 좋겠죠??

고속도로에서는 안전벨트, 술 마시는 날은 대중교통, 과속은 금물!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아마, '작고 연비좋고, 거기에 안전하기까지? 초보들 몰기 딱 좋은 차인걸?'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실제로 스마트로 운전을 해보면 무거운 핸들로 인해 몰기가(특히 저속에서)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벼운 핸들을 가진 국산 세단이 주차하기 훨씬 쉽게 느껴지기도 해요. 더군다나 버스 마냥 ‘꽉꽉’ 밟히는 브레이크랑 울컥울컥한 느낌은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럼 도대체 스마트는 어떤 차냐? 저는 스마트를 말도 많고 차도 많은 도심에서 재미있게 몰 수 있는 '스포티카’(스포츠카 아닙니다) 정도로 생각합니다. 이 아담한 차체에 999cc 엔진을 탑재해 웬만한 차보다 더 빨리 튀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거 F1 관계자 분들이 보시면 화내실지도 모르겠는데… 카트 경기장에서 사진 열심히 찍고, 스마트를 살짝 몰아봤어요. 풀 악셀도 해보고, 막 잡아 돌리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가아아아앙~~ 정말 재밌습니다. 코너에서도 의외로 안정적이구요.

 

 

 

 

스마트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작고 놀랄 만큼 스포티하고, 거기에 경제성까지 더한 도심용 자동차” 정도 될 것 같습니다. 2,000만원이 넘는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화려한 옵션 없이 담백한 것이 오히려 저는 더 마음에 들었어요. 차에 이런 저런 옵션이 붙고,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부분이 늘어날수록 저는 뭔가 불안하더라구요.

 

 

 

귀여운 외모를 지녔지만 성격은 터프한, 외유내강이라는 사자성어가 딱 어울리는 스마트 시승기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승기 제공: 김한석verticalg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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