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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국내 첫 수제 슈퍼카 '스피라' 타보니..

[1] 자동차/시승기, 칼럼, 르포

by 박찬규 기자 2009. 12. 2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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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reporterpark.com


Oullim Motors - SPIRRA
글, 사진: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Seoul, Korea -- reporterpark.com] 박찬규, 2009.12.27.Sun.

500마력 자랑하는 MR(엔진과 구동축 모두 후륜에 있다.)방식의 스포츠카 하면 떠오르는 차는?

흔히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등 이탈리아에서 물건너 온 멋쟁이들을 떠올리실텐데요, 이번에 제가 소개해드릴 녀석은 토종 스포츠카 입니다. 그것도 수제 차 입니다.

녀석과 처음 만난건 2008년 중국에서 입니다.

"국산차라며? 왜 중국에서 만나?"

성질 급하신 분들 분명 있습니다. 우리말은 끝까지 들으셔야 합니다.

저는 2008 북경모터쇼에서 녀석과 처음으로 인사를 나눴던 것입니다. 당시 현장에서 스피라의 엔진은 물론 디테일한 부분까지 사진으로 최초 공개했던 기억도 나네요. 부스 안에서 당당하게 녀석을 살펴보고 만져보고 사진도 찍었는데, 아마 제 사진이 중국 어디선가 떠돌고 있겠죠?

Auto China 2008 (북경모터쇼) ⓒ박찬규, reporterpark.com

ⓒ박찬규, reporterpark.com

또 한가지 기억이 납니다. 구매상담을 하겠다며 부스 안으로 들어와서 차를 살펴보는 사람들 대부분이 '아랍계' 였습니다. 저는 처음에 단순히 '돈이 많아서 스포츠카를 사나보다' 생각했는데, 재미있는 사실을 들을 수 있었죠. 중동의 뜨거운 열기를 버틸 차었던 것이죠. 스피라가 말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스피라는 스틸바디가 아닌 카본바디이기 때문에 열에 강하고 뒤틀림이 없습니다.

사실 시승은 1년여 전쯤이죠, 지난 2008년 가을에 했는데 최근 사진을 정리하다가 생각이 나서 시승기를 끄적여 봅니다.

처음에는 기대 반 의심 반.. 모 이런 심정으로 문막 발보린파크를 찾았습니다. 그간 녀석과 인사를 나눈 사람도 몇 안되기 때문에 들은 이야기도 별로 없었죠. 도대체 어떤 특성을 지녔고, 완성도 또한 얼마나 높아졌는지 궁금한 심정을 감추기 어려웠습니다.

이날 비도 오고 문막까지 가기 귀찮았지만, 그래도 스피라를 트랙에서 마음껏 탈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 열심히 운전을 해서 트랙을 찾았습니다. (아, 발보린파크도 이날 처음 가봤네요?)

ⓒ박찬규, reporterpark.com

"국산 수제 정통 스포츠카, '스피라'"

우선, 스타일은 제외하고 녀석들과 함께한 느낌을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날 비가와서 500마력에서 400마력으로 출력을 약간 낮춘 상태였습니다. 스피라 S와 스피라 터보의 두 가지 모델을 시승할 수 있었는데요, 비와서 노면이 미끄럽고 차의 특성상 뒤가 무겁기 때문에 드리프트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당시 느낌으로는 변속감이 포르쉐처럼 딱딱 맞물리는 깔끔함은 없지만 아직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판단은 금물이죠. 모 어쨌든, 초반에 녀석의 까다로움에 적응을 못해 시동을 2번이나 꺼트린 기억이 납니다. (어찌나 민망하던지..)

처음 한바퀴는 가볍게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고 두번째 랩 부터는 드리프트를 시작했는데요, 옆좌석에는 박정룡 교수님이 탑승해서 여러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최고의 강사한테 실전에서 원포인트 레슨을 받으니 참 좋았습니다. 모 그렇다 하더라도 드리프트 초보인 제가 운전을 하니 나름 냉정을 잃지 않으려 하셨지만 내심 불안해 하는 표정이 인상적이었죠.

총 10랩 중에서 잘난척 하다가 스핀도 두 번이나 기록하고 중간에 시동도 꺼지는 등 실수가 있어 잔소리도 들었지만, 배운적도 없는 드리프트를 바로 성공하니 운전 감각이 좋다고 칭찬받은 기억이 납니다. 박정룡교수의 지도에 힘입어 비교적 성공적인 드리프트를 즐기며 드라이빙의 새로운 세상을 맛봤습니다. (나도 카레이서 할까?)

ⓒ박찬규, reporterpark.com

"MR방식의 독특한 주행 감각 인상적"

녀석을 만나기 전에는 '기껏해봐야 투스카니 튜닝카 수준이겠지' 라는 생각이 강했는데요, 직접 몰아보니 이건 뭐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네요.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운전석 뒤에서 밀려오는 엔진음과 배기음의 느낌이 독특한 점이죠. 솔직히 조금 시끄럽긴 합니다.

일단 달리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의 완성도를 보인 상태의 차를 시승해서 그런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실 드리프트에 홀려서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엔 무리가..)

다만 프로토타입의 차를 시승했기 때문에 만들다 만 흔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예를 들어 회전계가 고장나서 소리를 듣고 변속을 해야 한다던지, 가죽 마무리가 깔끔하게 되지 않은 부분이라던지 하는 부분 말이죠. 이런 점은 지금은 당연히 개선됐죠.

일단 이정도 급의 차에선 달리기 실력은 기본은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어 녀석이 제게 얼만큼의 즐거움을 주는지에 포커스를 맞추고 시승을 했습니다.

기본적인 퍼포먼스는 충분히 보여주면서도 MR방식의 차 답게 운전자에게 독특한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여기에 국산 수제 스포츠카라는 플러스 요인까지 더해져 꽤 높은 점수를 주고 싶군요.

ⓒ박찬규, reporterpark.com

ⓒ박찬규, reporterpark.com

"문제는 가격"

스피라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납득할 수준의 가격대가 형성돼야 합니다.

1억원이 넘는 가격으론 아무리 수제 스포츠카라는 매리트가 있더라도 양산차와 경쟁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현실과 이상은 다른 것이니까요.

그리고 내년 3월이면 로터스에서 코너링 머신인 '에보라'를 국내 시장에 선보입니다. 스피라와 겹치는 부분이 많은 차죠. 기본적인 고민거리도 비슷하고, 차의 덩치도 비슷하고 MR방식이라는 점, 수동변속기라는 점, 운전하는 즐거움을 위해 태어났다는 점, 직접 손으로 만드는 차라는 점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가격대도 비슷합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을 해야 할 가장 강력한 라이벌입니다. 

IT 강국인 대한민국에서 만드는 차 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IT회사를 지닌 어울림 그룹에서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부분이죠. 보안솔루션도 지녔으니, 차의 테러를 대비한 보안장치도 넣으면 좋겠네요.

녀석은 아날로그 감성을 강조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앞으로 전 세계의 도로를 누비게 될 스피라의 모습을 상상하며 이번 시승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ttp://reporterpark.com
박찬규 기자 (朴燦奎, Justi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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