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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엠대우 디자인부문 총괄 '김태완 부사장'

[1] 자동차/시승기, 칼럼, 르포

by 박찬규 기자 2009. 3. 16.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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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지엠대우 김태완 디자인부문 부사장이 라세티 프리미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촬영: 박찬규)

[Seoul, Korea -- reporterpark.com] 박찬규, 2009.03.16.Mon.

GM대우 디자인센터를 방문해 ‘김태완 디자인부문 부사장’과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피니언 리더에게 듣는다. ‘지엠대우 디자인부문 부사장’”편에서는 김태완 부사장의 디자인 철학과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 등의 이야기를 비롯, GM그룹 내 지엠대우의 현재 위치 등 글로벌 프로젝트와 라세티 프리미어 개발 과정의 에피소드를 들었다.

다음은 김태완 부사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지엠대우 디자인센터에서 젊음이 느껴져서 좋은데요?
- 아마도 직원들의 복장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 곳 디자인센터 안에서는 복장이 자유롭습니다. 넥타이를 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청바지를 주로 입죠. 하지만 룰은 있습니다. 대부분 디자이너들은 혐오감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개성을 살릴 수 있습니다.

Q) 외국에서 오랫동안 디자인을 공부하고 활동을 해 오셨는데, 외국에서의 경험이 자동차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미국과 영국에서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거치며 디자인 공부를 했고, 영국 프랑스 체코슬로바키아 이탈리아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대부분 이탈리아에서 디자인 활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2006년 한국에 들어와 지엠대우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죠. 아무래도 외국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실용적인 면을, 유럽에서는 전통과 역사적인 면을 강조한 디자인을 보고 배운 것이 아기자기하면서도 독특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을 하는 데 영향을 주었습니다.

Q) 그 동안 직접 디자인 한 자동차는 어떤 차가 있습니까?
-자동차는 혼자 디자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디자인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차는 피아트 친퀴첸또(500), 그란푼또라고 할 수 있죠.

Q) 한국인으로서 외국에서 디자인 활동을 하는 데 힘든 부분은 없었나요?
-한국의 자동차 역사가 짧기 때문에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국에서 온 사람이 디자인 한다는데 알아봐야 얼마나 알겠냐?”, “열정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냐?”하는 말을 많이 들었죠.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품평회가 있었는데 복잡한 디자인을 보고 한국적 디자인이라 폄훼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디자인을 하지 않았는데도 기분이 상했죠.

(사진설명: 지엠대우 디자인센터 입구에서 김태완 부사장이 라세티 프리미어의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다. 촬영: 박찬규)

Q) 라세티 프리미어! 지엠대우의 효자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 후의 첫 신차인 만큼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제겐 의미가 깊은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6년 지엠대우로 옮긴 뒤 3년정도 후에 출시된 것으로 현재 디자인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한국에서 먼저 출시됐지만 앞으로 100여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선보일 예정인데요, 여행을 하건 어디에 가건 그 차를 볼 수 있다는 것! 디자인 한 사람으로서 매우 행복한 일입니다.

Q) 글로벌 프로젝트로서의 라세티 프리미어, 그 역할은 무엇인가요?
-라세티 프리미어는 GM의 글로벌 차량 개발 프로그램 하에서 개발된 차들 중에서 최초의 차량입니다. 그만큼 의미가 크고 중요한데, 지엠대우에서 디자인 해 큰 영광이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더불어 반응까지 좋아 더없이 기쁩니다.

Q) 그렇다면 ‘글로벌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자세히 알려주세요.
-GM에서는 차량의 사이즈 및 특징 별로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등 차량 개발을 총괄하는 글로벌 홈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전세계 11개의 스튜디오에서 주로 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 중 지엠대우는 경차와 소형차 개발을 맡고 있습니다.

Q) 라세티 프리미어의 개발 기간, 그리고 개발에 필요한 인력은 어느 정도였나요?
2006년 5월 최종 디자인에 가까워졌습니다. 그 뒤로도 계속 개발됐고 3년의 개발기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라세티 프리미어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디자이너만 100명이 넘습니다.

Q) 100명이 넘는 디자이너를 통솔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디자이너는 창조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 너무 틀에 가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른 스튜디오와 달리 자유롭긴 하지만, 지킬 것은 지키고 가장 훌륭한 최고의 창조력을 위해 지원해 주는 것이 리더로서의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Q) 라세티 프리미어의 디자인 핵심은 무엇인가요?
-차종마다 디자인의 방향이 있는데요, 국내에선 지엠대우, 해외에서는 시보레 폰티악 홀덴 오펠 등으로 차 브랜드의 성격에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바디 인’, ‘휠 아웃’이 디자인의 핵심입니다. 보다 스포티하고 심플하고 다이내믹한 디자인이죠. 새로운 재질을 사용해 기존의 대시보드의 느낌을 완전히 바꿔 디자인의 혁명을 일으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소재와 색을 적용해 차세대 글로벌 차량의 패밀리 필링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마치 비행기 조종석처럼 운전자와 탑승객을 감싸는 인테리어 디자인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스포티한 차량에서 일부 적용한 바 있지만, 해외 다른 모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디자인이고, 국내 준중형 모델에서는 처음 적용된 디자인이죠.

Q) 라세티 프리미어를 개발하면서 겪은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
-라세티 프리미어는 글로벌 첫 차이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품평회에 GM 전체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에드 웰번 부사장, 밥 루츠 부회장 등이 직접 참여해 좋은 반응을 보이며 기뻐했는데요, 차에 대해 전문가인 그들의 좋은 반응 봤을 때 ‘아! 성공할 수 있겠구나!’ 라고 직감할 수 있었죠.

(사진설명: 김태완 부사장이 인터뷰를 마치고 환하게 웃고 있다. 촬영: 박찬규)

Q) 디자인의 분야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왜 자동차 디자인을 선택하셨나요?
-그렇죠. 디자인에는 제품, 인테리어, 건축 등 다양한데, 그 중 자동차는 제품 디자인의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다른 과목 들으면서도 조그맣게 자동차를 그린 기억이 납니다. 어린 시절부터 배나 기차와 같은 운송기기를 좋아했습니다. 멀리 보이는 차의 일부분을 보고 그 차의 이름을 맞추는 게임을 하는 등 취미가 직업이 된 것이죠.

Q)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받습니까?
-지금까지 봐 왔던 자연, 제품, 예술작품, 건축물 등 여러 가지가 제겐 디자인의 소스가 됩니다.
그런 조각조각이 디자인하는데 맞물려 새로운 차도 나오고, 인테리어도 나오는 듯 합니다. 또 여행도 많은 도움이 되는데요,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는 것이 디자인에 도움이 되죠.
그래서 디자인이 잘 안될 때는 밖에 나가 돌아다닙니다.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꿈에서도 영감을 받습니다.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꿈에서 본 디자인을 계속 기억하기 위해 노트나 스케치북을 침대 옆에 놓고 자곤 하죠. 아마 자동차 디자이너들에겐 보편적인 일이 아닐까요!

Q) 지엠대우의 GM그룹 내에서의 위상은 어떤가요?
-사실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메인스탠드에서 릭 왜고너 회장이 설명할 때 3대중 2대가 지엠대우에서 나온 마티즈 후속 모델과, 올랜도 컨셉카였습니다. 그리고 중요하게 전시된 차 2대중 1대가 라세티 프리미어였죠. 그러니까 중요한 차 5대중 3대가 지엠대우 차량이었습니다. 놀라웠죠.

(사진설명: 2009 제네바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마티즈 후속, '시보레 스파크'의 모습. 제네바에서 김태완 부사장과 만나 스파크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촬영: 박찬규)

Q) 앞으로 출시될 자동차는 한국에서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마티즈 후속 모델인데요, 국내에서는 올 하반기쯤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모델은 올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전세계 최초로 공개됩니다.

Q) 마티즈 후속 모델의 특징은 어떤가요?
-현재 마티즈에서의 진화가 아닌 ‘혁명’을 시도했습니다. 귀엽고 앙증맞은 이미지를 떠나 작지만 튼튼하고, 작지만 다이내믹하고, 작지만 어그레시브한 무시 못할 힘있는 차로 디자인 했습니다. 인테리어도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요,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북미에서도 볼 수 없는 새로운 시도죠.

Q)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이 많은데요,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한 말씀 부탁합니다.
-‘자동차디자인’하면 젊은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디자인 분야가 아닌가 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지만 반면에 어렵고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경쟁이 매우 치열한데, 수많은 디자인 중 몇 개만 채택되기 때문입니다. 유럽에 한국인 학생들이 많은데, 이런 경쟁에서 이겨내기 위해서는 한국인의 투지와 열정이 필요합니다. ‘혈관에 가솔린이 흐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라고 할 정도로 결국엔 자동차에 열정이 많은 사람이 살아남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자동차 디자인은 예쁜 그림, 예쁜 색이 전부가 아닙니다. 차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합니다. 외국 디자이너들은 어려서부터 할아버지, 아버지와 함께 자동차를 리빌드 한 경험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젊은 친구들에겐 쉽지 않은 경험일텐데요, 자동차를 알아가고 경험해 보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이 자동차 디자인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험해 보세요.!

Q) 지엠대우를 사랑하는 시청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 지금은 GM 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엠대우는 미리 준비했기 때문에 빨리 회복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의 위기가 더 큰 성장을 향한 기회라고 봅니다. 지엠대우를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앞으로 공개될 마티즈 후속 모델과 다양한 차종들도 많이 기대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사진설명: 배수경 아나운서와 김태완 부사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리고 김태완 부사장이 즉석에서 그려준 독자/시청자 여러분을 위한 선물. 촬영: 박찬규)

지엠대우 디자인센터를 방문해 보니 복장, 사고 등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인상적이었다.

GM그룹 내에서 지엠대우의 위상을 확인시켜주는 곳. 바로 그곳이 지엠대우 디자인센터며 그 핵심에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룸이 있다. 이곳에서는 GM그룹의 전 세계 11개 스튜디오가 온라인으로 연결돼 실시간으로 토론이 가능하다. 디자이너는 물론 엔지니어도 함께 회의에 참석해 차량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차량을 보며 토론하는 것 이상의 효과적인 시스템이다.

이 VR룸이 제대로 활용된 지 3년. 라세티 프리미어의 디자인 기간과 맞물린다. 왜 라세티 프리미어가 디자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최초 공개한 GM대우 디자인센터. 기자는 이곳에서 지엠대우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디자인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김태완 부사장도 인터뷰에서 디자인센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향후 출시 될 주력 차종들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그 대표적 차량이 차세대 글로벌 경차로 선보일 마티즈 후속 모델이다.

경차와 소형차를 담당하는 지엠대우는 GM그룹 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최고의 디자인과 성능을 지닌 차량만이 살아남는 전장이 바로 경차와 소형차 시장이기에 더욱 그렇다.

지엠대우 디자인센터를 나서며 전 세계의 골목을 누빌 이들의 멋진 차량들을 기대해 본다.


[덧붙임]
인터뷰는 2009 디트로이트모터쇼가 끝난 지난 1월에 진행되었고, 따라서 내용 중 시제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니 이점 양해 바랍니다. 3월초 직접 취재한 2009 제네바모터쇼 현장 사진도 첨부했습니다.

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 본 기사는 카티비매거진 3월호에 수록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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