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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이유 있는 돌풍, 현대 쏘나타(DN8)

[1] 자동차/시승기, 칼럼, 르포

by 친절한 박찬규 기자 2020. 2. 2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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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신형 쏘나타 DN8 /사진: 박찬규  

[Seoul, Korea -- reporterpark.com] Justin Park, 2019.08.08.Thu.

놀라운 변신이다. 무게중심이 낮고 공간도 넉넉한 데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선다. 이전 세대의 쏘나타가 추구하던 가치를 계승하면서 전혀 다른 감각과 만듦새로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

8세대로 거듭난 새로운 쏘나타(DN8)는 겉과 속 모두 새롭다. 파격적이며 공격적인 겉모양은 사진보다 실물이 낫다. 컬러에 따라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되는 인상적인 디자인을 입었다. 게다가 낮과 밤에 보는 차의 느낌이 다른 점도 이 차의 매력 포인트다.

단순히 낮고 넓어보이도록 디자인한 건 아니다.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뼈대부터 그렇게 설계했다. 그러면서도 스타일과 기능성을 함께 추구해야 했다. 겉모습이 섹시한 쿠페스타일인 건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기까지 한다.

신형 쏘나타의 뒷좌석. 입구부터 넓다. /사진: 박찬규 

중요한 건 2열의 활용성이다. 이 차는 쏘나타다. 누구나 불편하지 않게 탈 수 있는 차다. 그게 앞자리건 뒷자리건 관계없다. 그래서 뒷문을 열고 차에 타더라도 머리를 부딪히지 않도록 충분히 배려했다. 단순히 의자에 앉았을 때 머리공간을 확보하는 건 물론 차에 타고내릴 때 생길 수 있는 불편함을 최대한 반영한 디자인이다. 단순히 스타일만 추구했다가 망한 차종의 사례를 충분히 참고한 게 아닐까.

앞유리가 시작하는 지점도 이전보다 뒤로 옮겨졌다. 그러면서 보닛 후드를 길쭉하게 뺐다. 그릴 위까지 일체형으로 제작된 앞범퍼와 만나는 형태가 아니라 후드가 그릴 위를 직접 덮는다. 그래서 후드를 열면 입을 떡 벌린 것처럼 보여 당당함이 느껴진다. 그 아래 이전과 달라진 설계방식도 엿볼 수 있다.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 DN8 엔진룸 /사진: 박찬규 

◆입체적인 설계로 주행감각 상승!

얼마전 신형 쏘나타를 시승했을 때를 돌이켜보면 과연 쏘나타가 맞는지, 국산차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주차장에서부터 달라진 손맛이 느껴지고 도로에서는 원래 타던 차처럼 금세 편해진다.

현대차의 스몰오버랩 충돌테스트 영상을 보면 충돌 시 볼보차들처럼 슬쩍 비껴간다. 이전까지는 충돌에너지를 버티면서 스스로 흡수하는 데만 집중했지만 새로운 플랫폼은 다르다. 강한 뼈대를 갖췄음에도 흘려보낼 수 있는 건 흘려보내면서 탑승객에 전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했다. 이렇게 비껴가는 게 중요한 또다른 이유는 실제 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때 충돌로 인해 도로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일을 막을 수 있어서다.

낮아진 무게중심. 신형 쏘나타 DN8 /사진: 박찬규 

이전에는 평면적이고 단순한 형태의 설계를 연결했다면 지금은 굉장히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설계가 반영된 듯하다. 그 결과 무게중심이 낮아지고 훨씬 더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도 강한 차체가 이 차의 매력을 더한다. 운전해 보면 안다.

예전에는 하체가 따로 노는 느낌이 있었다. 속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불안감도 커졌다. 강한 뼈대로 무장을 했더라도 어딘가 완전히 믿기 어려운 느낌은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었다.

반면 신형 쏘나타는 상하체가 꽤 조화롭게 움직이는 느낌이다. 앞바퀴 캐스터 각도를 이전 방식과 달리 새롭게 세팅한 덕에 회전반경이 줄고 핸들링 느낌은 한층 정교하고 경쾌해졌다.

이전보다 과감해진 프론트 휠의 캐스터 앵글. /사진: 박찬규 

고속에서의 직진안정성도 일품이다. 조금만 속도를 높이면 쉽게 흥분해서 들뜨던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바닥에 착 달라붙어서 안정적으로 달린다. 코너링 성능은 저속이나 고속이나 예전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흐느적거리던 모습에서 한 덩어리처럼 날카롭게 움직이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아쉬운 건 엔진과 변속기다. 서두르며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간혹 ‘멍때리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터보모델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차별화를 두려 한 점을 생각하면 이해되는 부분이긴 하다. 날렵한 스타일 탓에 즉각적인 엔진의 반응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스포츠모드 시 클러스터 디자인.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 DN8 /사진: 박찬규 

답답함을 없애려면 스포츠모드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연흡기엔진인 만큼 4000rpm 이상일 때 충분한 힘을 뽑아 쓸 수 있다. 터보엔진에 길들여진 운전자라면 어색하고 답답할 수 있지만 비슷한 급의 차를 타던 사람이라면 오히려 시원할 수 있겠다. 

기본형에 속하는 가솔린 2.0 모델은 스마트스트림 G2.0 CVVL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0.0kg.m며 복합연비는 구형보다 10.8% 늘어난 13.3km/ℓ(17인치 기준)다.

에코모드에서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기능을 사용 중이다. /사진: 박찬규 

자 그렇다면 연비는 얼마나 좋을까. 시속 80km가 최고속도인 도로에서 왕복 60km구간의 출퇴근 연비는 리터당 평균 18km가 나왔다. 고속주행 비율이 80%쯤이었더라도 디젤차가 아니라 2.0리터 가솔린찬데 이정도 효율을 보이는 건 기대 이상이었다.

다만 스마트크루즈컨트롤 이용 시 갑자기 끼어드는 차를 보면 살짝 허둥대는 느낌이 있다. 이것은 센서를 양쪽에 설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차 값과 사고 시 수리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어서 추가하지 않은 것 같다. 

만약 차가 끼어든다면 그 차가 있는 방향으로 운전대를 살짝 돌려주면 센서가 보다 쉽게 인식하고 반응하는 타이밍도 빨라진다. 어느정도 각도부터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익숙해지면 쓸 수 있는 요령이지만 보통은 발로 브레이크를 밟아 위험을 피하는 게 일반적이다.

정숙성도 예상보다 좋았다. 앞좌석에서나 뒷좌석에서나 소음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많지 않아 보인다. 물론 더 조용한 걸 원한다면 방음시공을 하는 것도 요령이다. 창문유리가 그렇게 두껍지 않음에도 외관 디자인 덕분인지 바람소리가 크지 않다.

현대 신형 쏘나타 DN8의 인테리어 /사진: 박찬규 

◆높은 수준의 마감 돋보이는 인테리어

인테리어도 작정하고 만든 티가 팍팍 난다. 특히 피부에 닿는 부분의 소재나 형상에 대한 연구가 많았던 것 같다. 촉감도 좋고 조작성도 좋다. 잘 보이지 않는 플라스틱 안쪽 부분도 매끄럽게 마감했고 여러 소재가 만나는 부분에서도 이질감이 거의 없다. 

특히 기어봉이 사라진 자리에는 변속버튼이 있다. 공간활용을 중요시하는 중형세단이라는 점, 쿠페형 스타일을 입음으로써 낮아진 지붕 탓에 실내공간에서의 답답함을 없애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컵홀더 사이에는 스마트폰을 넣을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무선충전을 할 수 있는 트레이를 마련했다.

신형 쏘나타 공조 다이얼 /사진: 박찬규 

에어컨디셔너 조작부의 다이얼은 다이아몬드를 깎아 놓은듯한 모양의 플라스틱 마감이고 그 옆 버튼들은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예전처럼 여러 버튼을 눌러 복잡하게 작동하는 게 아니라 한 버튼으로 여러기능을 쓸 수 있도록 잘 배열됐다. 운전하면서도 충분히 쉽게 조작 가능한 형태다.

비슷한 디자인 테마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박찬규 

조금 더 시선을 위로 가져가면 센터페시아 상단의 플로팅타입 디스플레이는 옆으로 길게 뻗은 형태다. 내비게이션 화면은 물론 운행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주는 용도로도 분할해 활용 가능하다. 디스플레이 주면 버튼도 깔끔하게 정리됐다. 

운전대는 스포크가 4개인 포-스포크 타입이다. 보통 얌전한 고급세단에 들어가는 형태다. 운전대 뒤편엔 패들시프터가 달려서 기어봉이 없더라도 수동변속이 가능하다. 그 뒤편으로 보이는 풀 디지털클러스터는 다양한 그래픽 변화로 운전자에게 많은 정보를 쉽고 정확하고 ‘예쁘게’ 전달한다. 그래픽이 다소 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운전할 때 보면 기분이 좋다.

기다란 고화질 디스플레이는 활용도가 뛰어나다 /사진: 박찬규 

◆첨단기능으로 무장한 ‘디바이스’

방향지시등을 켜면 해당 방향 계기반에 사각지대에 안내 화면이 뜬다. 그렇다고 속도나 엔진 회전수가 가려지는 건 아니다. 

스티어링휠에 설치된 버튼 중 운전대 모양의 버튼을 누르면 저속이든 고속이든 차가 더 적극적으로 휠을 움직인다. 운전자가 운전의 주도권을 차에게 더 나눠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은 고속도로에서 이용하면 알아서 속도를 줄여준다. 경로 상 코너가 있거나 과속단속구간이거나, 앞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면서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준다. 

그리고 조향보조기능은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LKS)을 넘어 차로 한가운데로 달릴 수 있도록 해준다(LFA). 차선에 튕겨지며 S자로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사이드미러에서 사각지대에 있는 다른 차를 안내해 주는데 만약 다른 차가 있어서 사고위험이 있다면 운전대를 돌려서 피하기도 한다. 그리고 후진주차를 할 때도 다른 차나 사람이 다가오면 스스로 멈추기도 한다. 

그렇게 스스로 멈추는 건 기본이다. 앞차와의 충돌이 예기될 때 우선 ‘삐삐삐’ 소리를 내어 운전자에게 경고한 다음에도 멈추지 않으면 스스로 멈춰 선다.

기어노브를 없애고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사진: 박찬규 

스스로 움직이는 것에 대한 자랑거리가 또 있다. 좁은공간에서 주차한 다음 낑낑대며 내릴 때 얼마나 화가 났던가. 그런데 이 차는 그럴 필요가 없다. 차에서 내려 리모컨 버튼을 눌러주면 스스로 움직여 주차공간에 들어간다. 

반대로 주차공간에서 차를 빼는 것도 가능하다. 짐을 손에 든 채로 좁은 공간에서 차에 타야하거나 아이를 태울 때 꽤 유용한 기능이다. 자동으로 움직일 수 있는 건 약 7m라고 하는데 주행환경에 따라 이보다 적을 수 있고 경사로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히든 라이팅시스템이 적용됐다. 낮엔 크롬장식으로, 밤엔 멋진 조명으로 변신한다. /사진: 박찬규

◆상징성 더한 국민세단, 쏘나타

쏘나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형세단으로 불린다. 그만큼 실력을 보여줘야 함에도 한동안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이번엔 작정하고 만든 것 같다 앞으로 나올 현대차가 얼마나 더 발전할지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한 차로 평가할 수 있겠다.

쏘나타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꽤 상징적인 차다. 예전엔 2000cc급 중형세단이라면 부의 상징이었고 여유로운 삶을 의미하기도 했다. 국민차로 불리다가 최근 몇 년 동안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지만 이번엔 분명 다르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쏘나타 판매량은 5만6362대. 3월 말 신형이 출시된 이후 월 8000~9000대 이상 팔리며 인기를 회복했다.

테일램프 상단 에어로핀이 설치됐다. 쏘나타는 각도에 따라 다른 조형미를 느낄 수 있다. /사진: 박찬규 

운전하면서 느낀 또다른 사소한 즐거움은 사이드미러 끝부분에 슬쩍슬쩍 보이는 ‘빵빵한 엉덩이’다. YF쏘나타의 파격적인 굴곡과 결이 살짝 다른, 단정하면서 과감한 조형미는 차를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외관이 너무 화려해서 부담스러울 수는 있으나 막상 차를 몰아보면 이 차를 사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무심코 운전하더라도 한결같이 탑승자가 편안해야 하는 차. 쏘나타는 항상 우리 곁에서 그렇게 존재해왔고 이제 다시 본질을 되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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