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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 연비주행 부추기는 ‘나눔카’?

[1] 자동차/시승기, 칼럼, 르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5. 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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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Korea -- reporterpark.com] GIMIN, 2013.05.03.Fri.

 

  서울시의 승용차 공동이용 서비스, ‘나눔카’가 지난 2월 20일부터 시행됐습니다. ‘나누다’와 ‘카(Car)’를 조합해 만든 단어로 ‘차를 함께 나눠 사용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나눔카 서비스는 현재 서울 시내 292개 주차장을 중심으로 총 486대의 자동차가 운영 중입니다. 

 

  나눔카는 기존 렌터카와는 달리 ▲시간단위로 자동차를 대여할 수 있고, ▲렌터카 사무실에 방문해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보험을 걱정할 필요도없으며, ▲무인 시스템을 도입해 늦은 시간에도 대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서울시는 나눔카 서비스를 통해 불필요한 자가용 승용차 보유, 이용을 줄여 시내 교통 혼잡 완화에 도움을 주고, 주차난 및 환경오염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비 개념이 없는 나눔카의 현 요금 체계는 이용자들에게 반(反)연비주행을 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취지와는 다르게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거죠.

 

 

△ '나눔카' 요금표. 기본 요금과 총 주행거리 당 170원~430원까지 추가 유류비가 청구됩니다.

 


  나눔카 서비스의 공식 업체는 그린카(www.greencar.co.kr)와 쏘카(www.socar.kr)입니다. 대여 요금은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시간당 약 6,600원 정도. 현 요금 체계는 대여료(시간 당 단위)와 주유비(주행 거리 당 단위)로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모닝을 한시간 빌려 총 10km를 주행했다면 부과되는 요금은 6,300원(대여료) + 1,700원(주유비)가 됩니다.

 

  사실 이런 요금 체계는 해외에서 시행중인 다른 카쉐어링 서비스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세계 최대 카쉐어링 서비스 제공 업체인 집카는 시간당 약 만원의 기본 요금($9.25)에 290km 정도의 거리를 추가 요금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몇 시간을 이용하던지 말이죠. 그 이후엔 거리당 약 500원 정도의 추가 요금이 발생합니다.

 

 

△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찍힌 평균 연비. 공인 연비(16.8km/L)에 한참 못 미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이 시간과 거리만으로 요금을 계산하면 이용자들은 요금을 줄이기 위해 최소 거리를 최단 시간에 달리게 됩니다. 과속 카메라에만 찍히지 않는다면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달려 대여 시간을 최소화 시키는 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기존 렌터카와는 달리 기름을 넣을때도 차에 비치된 주유카드를 사용하니 더더욱 연비에 신경 쓸 이유가 없어집니다. 기름값을 내 돈으로 내는게 아니니 말이죠. 또한, 기름값이 싼 주유소를 갈 이유도 없어집니다. 환경 오염을 줄인다는 취지로 도입된 서비스가 되려 그를 부추기는 모순적인 상황이 연출되는 겁니다.

 

   실제로 운영되는 자동차들의 연비는 어떨까요. 아반떼, SM3, 퓨전 하이브리드,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 총 10여대 자동차의 평균 연비를 조사해보니 모두 공인 연비보다 한참 떨어지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눔카 서비스의 모순점이 그대로 드러난 셈입니다.

 

 

△ 진짜 친환경인 서비스로 거듭나야 자랑스럽지 않을까요.

 

 

  이와 관련해 나눔카 서비스 공식 업체들은 모두 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용자들의 연비 운전을 이끌만한 수단은 현재 마련돼있지 않다"는 것. 관련 부서 역시 비슷한 반응입니다. "연비는 개개인 운전 습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요금 체계에 적용하긴 힘들다"며 "다만 서비스의 효율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공식 업체와 관련 부서의 입장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닙니다. 연비를 요금 체계에 적용하려면 자동차를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적으로 개량을 해야할 뿐만 아니라, 요금 체계가 너무 복잡해 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전 나눔카 서비스를 자주 애용합니다. 쏘카와 그린카, 심지어 전기차 쉐어링 서비스인 씨티카까지 모두 가입하고 기분에 따라 여기저기 이용하곤 합니다. 각 회사마다 차종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그래도 차를 빌릴 때마다 드는 생각이 "이젠 정말 차 안사도 되겠는데?" 입니다. 렌터카랑 비교하면 정말 저렴해요. 필요한 만큼만 빌려도 되니.

 

  하지만 본래 환경을 생각한다는 본래 취지를 생각한다면 높은 연비로 주행한 사람들에게 무료 이용권 등의 혜택을 주는 식의 개선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오히려 나눔카로 하이브리드 차를 제공하는 것보다도 말이죠. 아예 '나눔카 연비왕 대회'를 열어 특정 기간동안 가장 높은 연비를 선보인 이용자들을 선발해 선물을 주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상 GIMIN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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