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asung, Korea -- reporterpark.com] Justin Park, 2013.02.11.Mon.
가장 뛰어난 슈퍼카를 만들겠다는 열정과 집념에서 시작된 람보르기니의 역사는 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자인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트랙터 사업을 통해 엄청난 부를 거머쥐자 자동차광의 본성을 유감없이 발휘, 전설적인 슈퍼카를 탄생시키며 이름을 떨쳤다. 특히 V12 4,000cc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50마력, 최고시속 280km라는 충격적인 성능을 보인 미우라는 최초로 엔진을 운전석 뒤에 배치한 미드십을 채택해 차의 밸런스를 향상시키며 기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경영난으로 아우디와 손을 잡게 됐고, 2001년 12기통 슈퍼카 무르시엘라고를 내놓은 뒤 2002년엔 베이비 무르시엘라고로 불리는 10기통 가야르도를 선보이며 라인업을 다양화 했다. '가야르도'라는 차명을 투우 역사에 있어서 가장 용맹했던 소의 이름에서 따온 덕분인지 2003년 제네바모터쇼 데뷔 후 1만여 대가 팔리며 람보르기니의 베스트셀링 차종에 이름을 올린다.
람보르기니의 한국 공식 임포터인 람보르기니서울은 가야르도 LP550-2와 LP560-4의 체험 행사인 '2011 람보르기니 트랙 데이'를 지난 3일 경기도 화성 자동차성능 시험연구소에서 개최했고, 이중 LP550-2를 직접 운전하며 차의 성능을 체험했다.
공통적으로 V10 5.2ℓ 엔진을 사용하는 가야르도 라인업의 세부 모델명은 엔진의 배치 방식과 출력, 그리고 구동방식을 의미한다. 가야르도의 주력 차종인 'LP560-4'의 경우 엔진을 차의 뒤편에 세로(LP: Longitudinal-Posteriori)로 장착해 560마력의 최고출력과 네바퀴굴림방식을 채택했다는 의미다. 따라서 LP550-2는 550마력을 내는 두바퀴굴림방식의 차를 의미한다.
가야르도 LP550-2는 람보르기니의 전설적 테스트 드라이버인 발렌티노 발보니의 철학과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만들어진 차다. 운전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운전의 재미를 중시했던 발렌티노 발보니의 철학을 바탕으로 LP550-2는 뒷바퀴굴림방식을 채택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가야르도 LP550-2는 8,000rpm에서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는 6,500rpm에서 55.1kg·m의 성능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단 3.9초가 필요하며, 최고시속은 320km다. LP 560-4와 비교해서는 최고출력이 10마력이 줄어들었지만 경량화를 통해 무게 당 마력비는 2.5kg으로 동일하게 유지했다.
이날 행사는 인스트럭터의 시범주행 뒤 직접 운전하며 차를 체험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시승한 차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었는데 행사를 위해 일본, 중국 등에서 공수된 탓이다. 차에 타기 위해서는 경주차를 타듯 차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차체가 낮은 탓이다. 내릴 때도 요령이 없으면 낑낑대는 모습을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승용차와는 확연히 다른 높이 때문이다. 문득 영화나 드라마에서 치마를 입은 멋진 여성이 자연스레 각선미를 드러내며 내리는 장면이 떠오른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슈퍼카 업계에서 여성이 차에서 내릴 때 가장 자극적인 각도를 연출하기 위해 적당한 높이를 연구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시트를 몸에 맞추고 패들 시프터를 이용해 변속 후 출발하자 우렁찬, 그리고 굵직한 사운드가 등 너머로 밀려들어온다. 낮게 깔리는 사운드만큼이나 차체도 낮다는 게 느껴진다. 저 중심 설계 탓에 주행안정성은 탁월했다. 라이벌인 페라리 등을 제외하면 흔히 탈 수 있는 스포츠카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다. 차의 멋진 사운드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바로 연속 코너링 코스에 진입했다. 차체가 넓고 낮은 탓에 바닥에 달라붙어 달리는 느낌이 독특하다. 출발하고 멈출 때의 중력가속도 외에도 좌우로 전해지는 무게를 드라이버가 견뎌내야 한다. 일반적인 차에서 느끼기 어려운 점이다. 특히 뒷바퀴굴림방식을 사용한 차라면 코너링시 자칫 방심하면 뒤가 돌 수도 있지만 LP550-2는 차체자세 제어능력이 뛰어나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탈 수 있다. 물론 공격적인 주행이 가능한 코르사 모드로 변경하면 드리프트도 쉽게 이뤄진다.
변속기 반응은 빠르다. 패들 시프터를 당기자마자 변속이 이뤄진다. 가속 페달도 민감하다. 밟는 순간 바로 튀어나간다. 브레이크 페달은 묵직하지만 원하는 타이밍에 멈춰 설 수 있었다. 앞바퀴에 장착된 8피스톤 브레이크 시스템을 통해 안정감을 살렸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는 차다.
LP550-2는 출력을 낮추면서 부품을 줄였다. 성능을 유지하고, 가격도 낮췄다. 보다 많은 사람이 람보르기니를 접해야 한다는 판단이 앞선 듯싶다. 아무리 슈퍼카 업체라 해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너무'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선다. 운전자의 실력 여하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성격을 드러낼 차다. 그동안 람보르기니는 너무 안정적이어서 심심하다는 평도 일부 있었지만 LP550-2는 지난 세월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트렌드에 걸맞은 차로 승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가야르도 LP550-2의 부가세를 포함한 국내 출시 가격은 2억9,000만원이다. 여기에 소비자는 본인이 원하는 선택품목을 별도로 선택할 수 있고, 표준 선택품목에 없는 컬러나 소재를 원할 경우에는 개별화 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는 대로 주문이 가능하다. 물론 가격은 더욱 올라간다.
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이 글은 제가 오토타임즈에 썼던 시승기를 재구성한 겁니다.
http://autotimes.hankyung.com/search/apps/news.sub_view?popup=0&nkey=121170&c1=08&c2=01&nid=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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