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사진=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2014년 2월, 프랑스 현지 시승기 입니다.>
[Paris, France -- reporterpark.com] Justin Park, 2015.01.06.Tue.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CITROËN Grand C4 Picasso). 긴 이름만큼 독특한 개성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종합선물세트’다. 구석구석 숨어있는 기능이 참 많다. 넉넉한 7인승 MPV지만 운전하기 편하고, 뛰어난 효율로 장거리 여행도 거뜬하다. 이런 매력 탓에 유럽의 여러 언론으로부터 최고의 패밀리카로 꼽히는 등 인기가 뜨겁다. 이 차를 프랑스 현지에서 미리 타봤다.
이 차의 디자인은 독특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다. 시트로엥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담았다. 독특한 존재감을 뽐낼 수 있으면서도 오래도록 질리지 않을 모양새다. 그렇지만 이 차의 큰 매력은 실내공간에 있다. 회사는 이를 ‘테크노 스페이스’라고 부른다. 뛰어난 개방감과 첨단 기능으로 무장했기 때문이다.
실내공간은 온갖 아이디어로 무장했다. 즐거움 가득한 공간. (사진=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우선, 겉보기와는 달리 널찍한 공간이 특징이다. 1열 운전석과 조수석에선 앞유리 윗부분 햇빛가리개를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데, 천장 쪽으로 밀면 마치 컨버터블을 탄 것 같은 개방감을 주며, 반대로 내리면 평범해진다. DS5의 개별 선루프에 이은 독특한 기능이다. 또한 2열 시트도 머리 위까지 파노라마 루프가 있어서 답답함이 없다.
햇빛가리개는 기본. (사진=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옆 창문엔 선셰이드가 있어서 필요에 따라 이를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좁고 어두울 거라 예상한 3열은 창문도 큼지막하고, 의외로 안락했다. 아이들이 앉으면 적당한 다리 공간이다. 이런 공간 마법은 PSA그룹이 새로 선보인 EMP2 플랫폼 덕에 차 길이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휠베이스를 2,840mm로 늘렸기 때문에 가능해졌다고 봐야 한다.
비행기 좌석처럼 헤드레스트 양쪽을 접어 머리를 고정할 수 있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또한 탑승자들의 각자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헤드레스트는 비행기 좌석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끝부분을 구부려 머리 각도를 맞출 수 있고, 앞좌석엔 마사지 시트가 적용돼 편안함을 더했다. 1열 시트 사이 센터콘솔은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이를 떼어내도 큰 불편함이 없다. 2열 시트는 3개로 나뉘어 있고, 탑승자 신체 특성에 맞게 앞뒤로 움직일 수 있다.
접이식 테이블도 꽤 편리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1열 시트 뒤에는 접이식 테이블이 설치돼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다. 그리고 2열 바닥에는 숨어있는 수납공간이 있다. 한쪽엔 타이어에 바람을 넣는 전동식 에어펌프가 들어있었다. 3열은 물론 2열 시트 등받이를 젖힐 수 있는데, 이 땐 화물차처럼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다.
미래지향적 디자인은 인테리어에도 이어진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운전자를 배려한 환경도 큰 기쁨이다. 속도와 엔진 회전 수 등 운행에 관련된 정보를 보여주는 12인치 파노라믹 LCD 스크린 클러스터는 대시보드 가운데에 자리했다. 꽤 멋스럽고, 운전할 때도 잘 보인다. 그 아래엔 송풍구와 7인치 터치스크린이 있다. 이 화면을 통해 내비게이션과 에어컨디셔너를 비롯, 차의 여러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다.
시승한 모델은 2.0 블루 HDi 엔진이 탑재됐다. 힘 세고 연비도 좋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이 차는 배기량 1997cc의 블루 HDi 디젤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7.8kg.m의 성능을 내며, 6단 자동변속기가 이와 맞물려 힘을 전달한다. 숫자만 놓고 보면 다소 평범해 보이지만, 실제 운전했을 때 느낌은 많이 다르다. 차 무게는 1,685kg으로 웬만한 승용차만큼 가벼워서 경쾌하게 가속된다. 사람이 여럿 탔을 때도 힘이 부족하지 않을 듯싶다.
7인승인데도 운전이 쉽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고속주행 안정감이 뛰어났고, 핸들링도 만족스럽다. 푸조-시트로엥 차의 서스펜션은 꽤 경쾌한 편이다. 이 차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지만 뒤뚱거리지 않고 탄탄하게 자세를 유지한다. 휠베이스가 길고 차가 뒤뚱거리지 않으니 운전이 쉽다. 또한 앞차와 거리를 측정, 사고 위험을 알려주는 기능과 차선이탈 경고 기능이 안전운전을 돕는다. 프랑스에선 그랜드 C4 피카소가 큰 차에 속하지만, 이 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이었다. 그래서 주차 편의기능도 기본 탑재된 듯하다. 차 주변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360 비전 시스템(AVM)이 적용됐고, 파크 어시스트 기능을 통해 자동으로 주차할 수도 있다.
28인치 여행용 트렁크 두 개를 싣고도 넉넉한 트렁크 공간. (사진=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국내 복합연비는ℓ 당 14.0km, 도심 13km, 고속 15.6km다. 그렇지만 실제 연비는 이보다 훨씬 좋게 느껴진다. 유럽에서 측정한 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ℓ 당 22.2km다. 수동변속기는 26.7km에 달한다. 유럽과 국내 측정 기준과 환경이 달라 차이가 커졌다. 연료탱크 용량은 55ℓ. 타이어는 205/55R17 규격을 쓴다.
시트로엥의 새로운 우주선, 그랜드 C4 피카소. (사진=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그동안 국내 출시된 수입 미니밴은 토요타 시에나, 혼다 오디세이,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 등 대부분 북미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미국산 가솔린 차종이다. 이번에 출시된 시트로엥의 새 차는 유럽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렇기에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국내시장에서 수입 7인승 MPV 중에서 ‘유일한 유럽 디젤차’라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프랑스 특유의 감성과 실용성, 화려한 편의장비, 섬세함과 탄탄한 주행성능을 어떻게 ‘잘’ 알리느냐가 향후 성패의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
파리(프랑스)=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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