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Korea -- reporterpark.com] Justin Park, 2013.07.10.Wed.
이건 분명 ‘핫해치’라 불러야 한다. 뜨겁다. 정말 뜨겁다. 폭발적인 가속력, 날카로운 핸들링, 단단한 차체에서 느껴지는 안정감까지. 고성능 해치백의 요건을 모두 갖췄다. 생각지도 못했다. ‘볼보 V40’이 이토록 강렬할 줄은…
볼보가 내놓은 V40은 그냥 5도어 해치백이 아니라 왜건형 라인업인 V시리즈의 막내다. 즉, C30의 세단 버전인 ‘S40’의 왜건형인 셈이다. 그럼에도 어색하지 않고, 매우 야무져 보인다. 길이x너비x높이가 각각 4370x1800x1440(mm)로 볼보의 아이콘, 4인승 3도어 쿠페 ‘C30’ 보다 길고 넓으면서 나지막하다. 꽤 큰 해치백에 속하는 현대 ‘i30’보다도 크면서 낮다. 게다가 해치백의 지존 격인 폭스바겐 골프 GTI 혹은 GTD를 능가하는 강력한 심장을 탑재한 데서 그치지 않고, 볼보의 첨단 편의/안전장비까지도 죄다 집어넣었다. 이쯤 되면 V40의 성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겠다. 다름아닌 ‘프리미엄 해치백’이다.
겉모양은 S60과 C30을 적절히 섞은 듯한 느낌이다. 베이스 모델인 C30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최신 모델이자 한 단계 큰 차종인 S60의 새로운 디자인 요소를 집어넣었다.
앞모양은 볼보답다. 최근 출시된 다른 볼보의 형제들과 닮았다. 커다란 아이언마크가 볼보 가문임을 드러낸다. LED 주간주행등은 범퍼 아래에 잘 숨겨져 있다가 시동을 걸면 멋지게 모습을 드러낸다. 옆모양은 왜건이라기 보단 그냥 해치백 같다.
뒤태는 V40의 핵심. 귀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처음엔 어색한 감이 있었지만 자꾸 보니 엉덩이가 참 예쁘다. 독특한 매력이 있다. 문득 C30의 섹시한 뒤태가 떠오른다. 특히 트렁크 도어가 커다란 통유리로 만들어진 C30의 뉘앙스를 살리면서도 왜건으로서의 기능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교묘히 이뤄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다. 실제론 도어의 절반쯤만 유리로 만들면서 플라스틱을 적절히 섞었다. 물론, C30을 좋아하던 사람에게만 보이는 부분일 순 있겠다.
개발 컨셉트는 ‘나를 먼저 생각해 주는 차’다. 아름다운 디자인, 든든한 안전 지킴이, 화려한 퍼포먼스를 두루 갖춘, ‘나를 위해’ 만들어진 차를 표방한다. 이는 볼보의 새로운 전략이며, 이 전략이 처음 반영된 차가 바로 V40이다.
V40 D4 - 디젤 |
최근 제주도에서 V40을 탔다. 디젤 모델인 D4와 가솔린 터보 모델인 T5를 번갈아 가며 시승했다. 경제적이며 힘 좋은 디젤, 부드러우면서 강인한 가솔린 터보. 둘의 차이는 분명했다. 직렬 5기통 2.0리터 디젤엔진은 그르렁대는 사운드가 일품이다. 디젤 특유의 소음발생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푹신한 커버가 씌워져 있었고, 실내에서 들리는 사운드 튜닝에 신경 쓴 느낌이다. 듣기에 참 좋다. 가속할 땐 40.8kg.m에 달하는 토크가 꾸준히 몸을 압박한다. 힘이 넘쳐서 페달을 살살 밟아도 된다. 오르막 와인딩 로드도 거침없다. 잘 어울린다. 변속기 반응도 빠른 편이다. 직진 가속감이 일품이다. 최고출력은 177마력.
V40 T5 - 가솔린 |
직렬 5기통 가솔린 터보엔진인 ‘T5’는 엔진 회전수를 훨씬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서 보다 공격적으로 몰아붙일 수 있다. 213마력의 최고출력, 30.6kg.m의 최대토크는 거짓이 아니었다. 수동 변속 모드로 바꾸고 높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며 탈 땐 꽤 민첩한 반응을 보인다. 놀랍다. 움직임이 자유자재다. 처음의 나긋나긋함은 온데간데 없다. 무서운 핫해치로 변신할 수 있다. 엔진 사운드도 거슬림 없이 조용히 듣기 좋다. 터빈 소리가 가끔 들린다.
V40은 주행감이 참 고급스럽다. 운전하기 편하다. 옆 자리에 타도 불편함이 없다. 이런 부드러운 주행감각은 부지런한 서스펜션 덕분이다. 웬만한 잔 진동은 미리미리 잘 걸러준다. 특히 리어 서스펜션이 통통 튀지 않고 침착해서 좋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잘 느껴진다. 그렇다고 차가 출렁이거나 흐느적거린다는 건 아니다. 꽤 탄탄한 유럽산 해치백 차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게다가 V40은 스포츠 세단 S60과 서스펜션 세팅이 같다.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에선 V40의 숨은 재능이 빛을 발한다. 차체가 매우 단단하다. 뒤틀림이 거의 없다. 스테빌라이저바도 엔진룸에 설치돼 안정감을 조금이나마 더 높였다. 여기에 전자식 LSD의 일종인 CTC(코너 트랙션 컨트롤)를 통해 노면을 꽉 움켜쥔 채 과격한 스포츠 드라이빙도 가능케 한다. 차를 마구 몰아붙여도 한계치가 꽤 높아 운전이 즐겁다. 상상했던 것 이상의 움직임을 보인다.
그리고 V40은 계기반이 일반적인 모양의 엘레강스, 친환경을 강조한 에코, 역동적인 다이내믹 등 세 가지로 변한다. 전체가 LCD로 만들어졌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에코 모드는 ‘에코게이지’가 있어 친환경 운전을 실천하는지 살필 수 있고, 산뜻한 녹색 계통 배색이 특징이다. 다이내믹은 계기반이 빨갛게 변하면서 디지털 속도계가 추가된다. 게다가 파워게이지를 통해 어느정도의 힘으로 운전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뛰어난 주행성능, 첨단 장비 갖추고도 가격이…”
무엇보다 새 차의 가격에 놀랐다. 화려한 주행성능은 기본,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보행자 에어백, 운전자의 무릎 손상을 막는 무릎에어백, 시속 50km이하 주행 상황에서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아 주는 ‘시티 세이프티’, 측면 추돌에 대비한 SIPS와 커튼에어백, 후방 추돌시 탑승자의 목뼈 손상을 최소화하는 WPS까지 두루 갖추고도 T5 스탠다드가 3,690만원, T5 4,190만원, D4 3,980만원이다. 유럽에선 비교적 높은 연령대에서 해치백 차종을 선호하지만, 국내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시장 특성을 반영한 공격적인 가격이다.
여기에 업그레이드 된 BLIS(사각지대안내장치),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스스로 조향해 주는 LKAS(차선유지장치), 차나 보행자와의 사고를 감지해주는 충돌 경고 시스템 등의 추가 첨단 안전장비가 필요하다면 4,590만원짜리 최고급형 모델 ‘D4 프리미엄’을 사면된다. 가죽시트는 덤이다.
C30, S60에서 보여줬던 멋진 주행감각에 V시리즈의 실용성까지 더한 V40. 체험하지 않고선 이 차의 진가를 알기 어렵다. 꼭 한번 타봐야 하는 차다. 평가는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글, 사진/ 제주=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보도일자 - 2013년 03월 05일 (화)
http://rpm9.e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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