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troit, USA -- reporterpark.com] 박찬규, 2011.01.15.Sat.
'2011 북미국제오토쇼(North American International Auto Show: NAIAS)'가 1월 10일(현지시각)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습니다.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오는 23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모터쇼는 세계 50여 완성차·부품업체가 500대가 넘는 차를 선보였고, 세계 최초로 공개된 차는 40여종에 이릅니다. 아울러 이번 모터쇼를 취재하기 위해 세계에서 날아온 기자만 해도 5,000명이 넘고, 80만 명 넘게 이번 행사를 관람할 것으로 주최측은 전망하고 있죠.
북미국제오토쇼는 원래 1907년 ‘디트로이트 모터쇼’라는 이름으로 개최됐습니다. 이후 1988년 공식 명칭이 바뀌며 디트로이트뿐만 아니라 북미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참가 업체가 많은 행사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모터쇼 주최는 공업협회가 아닌 디트로이트 자동차 딜러 협회(Detroit Auto Dealer Association;DADA)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 미국 자동차 업체 강세는 당연?
‘왕의 귀환’이라 불릴 정도로 화려한 컴백을 알린 GM의 경우 시보레·캐딜락·뷰익·GMC 등 네 가지 핵심 브랜드 부스를 따로 마련해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차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올해 브랜드 출범 100주년을 맞은 시보레는 GM대우가 디자인과 개발을 주도한 글로벌 소형차 '소닉'과 '크루즈'는 물론 2011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전기차 볼트 등을 내세웠고요. 이와 함께 최초 공개되는 뷰익의 준중형 세단 '베라노', 캐딜락의 대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세단인 'XTS 플래티넘 컨셉트카', GMC의 풀사이즈 대형 픽업인 '씨에라 HD 컨셉트카' 등도 처음 공개했습니다.
크라이슬러는 피아트 그룹의 계열사와 함께 부스를 꾸몄고요, 처음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신형 300C를 비롯, 중형세단 200 등을 선보였습니다. 300C는 3600㏄급의 엔진을 탑재해 292마력을 내는 모델과 363마력의 5.6ℓ 헤미엔진을 탑재한 차종으로 나뉘더군요. 아울러 짚브랜드의 신차 '뉴 컴패스', 짚 브랜드 70주년 기념 모델 등을 소개했습니다. 포드는 소형차 포커스 기반의 쿠페와 전기차 계획을 밝히고, 신형 익스플로러, 링컨 MKS 부분변경 차종 등과 함께 7인승 C-Max를 전시했습니다. 또한 C-Max 하이브리드 버전도 내놨습니다.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은 북미시장의 특성에 맞춘 신차를 소개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경기가 침체됐다고는 하나 미국 시장의 구매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겠죠. 이번 모터쇼는 특히 독일 3사의 비중이 컸습니다. 물론 미 3사의 규모에 비할 순 없지만 다양한 신차를 대거 내놓는 등 미국시장 공략을 본격화 했습니다.
우선 BMW는 신형 6시리즈 컨버터블, 1시리즈 M 쿠페, 신형 1시리즈 쿠페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650i 컨버터블은 구형의 디자인을 다듬고 차체를 키우는 등 외관 변경과 함께 8단 자동변속기와 배기량 4395cc의 직분사 트윈파워터보엔진을 탑재한 게 특징입니다. 최고출력 407마력을 내며 상반기 내 국내 출시될 것으로 보이고요, 1시리즈 M 쿠페는 BMW M GmbH에서 제작한 최초의 컴팩트카죠. 3.0리터 직렬6기통 M 트윈터보엔진을 탑재해 340마력을 냅니다.
미니(MINI)는 다목적 소형차와 스포츠카의 성격을 혼합한 페이스맨 컨셉트카를 공개했습니다. 컨트리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지상고가 기존 미니보다 높고, 실내 공간 활용성을 높였습니다. 아울러 이 차는 크로스오버 디자인을 도입해 소형 부문 최초의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Sports Activiey Coupe) 차종으로 거듭났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개성을 중요시하는 현대 도시 젊은이들에게 이상적인 컨셉트를 제시하고 있죠.
창립 125주년을 맞아 이번 모터쇼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SLS AMG E-CELL이라는 슈퍼 전기차를 내세웠습니다. 또한 친환경차 B 클래스 F-Cell과 F500 마인드 컨셉트카 등을 내놨습니다.
폭스바겐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진 북미형 파사트를 세계 최초로 내놓고 새 차의 홍보에 집중했습니다. 그동안 북미에서 약세를 보인 점을 고려한 것일까요? 현지형 차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입니다. 그리고 아우디는 뉴 A6를 내세웠는데요, 가솔린 2종, 디젤 3종으로 출시되며, 국내엔 올해 출시 가능성이 높습니다.
포르쉐는 레이싱 하이브리드카인 918 RSR을 전시했습니다. 엔진이 차체 중앙에 위치한 미드십 쿠페 918 RSR은 2010년부터 포르쉐가 개발해 온 하이브리드 컨셉트의 완성판이죠. 아울러 918 스파이더 컨셉트카와 다르게 918 RSR의 인테리어는 레이싱카 분위기가 특징입니다.
볼보는 오는 3월 국내에 출시 예정인 신형 S60과 연말 양산을 시작하는 전기차 'C30 DRIVe 일렉트릭'을 전시하고 이와 함께 연구용으로 쓰인 C30 크래시카를 내세웠습니다. 재규어랜드로버도 참가했는데요, 재규어는 XJ를 내놨고,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이보크 5도어를 전시했죠.
▲아시아는 한-일 자존심 대결
아시아권 업체는 몇 안되지만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 대결이 볼만했는데요, 우선 국내업체로는 현대와 기아가 참가해 신차와 컨셉트카를 선보였습니다.
현대차는 신개념 3도어 유니크 카 '벨로스터(Veloster)'와 소형 CUV 컨셉트카 '커브(CURB. HCD-12)'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변경되는 브랜드 슬로건인 '새로운 사고 새로운 가능성'(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을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벨로스터'는 감마 1.6ℓ GDi 엔진을 장착했으며, 최고출력은 약 138마력, 최대토크는 약 17.0㎏·m의 동력성능을 확보했습니다. 현대차의 양산차 중 최초로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캘리포니아 소재 미국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한 '커브'의 경우 현대차의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가치'를 보여주는 또 다른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아차는 컨셉트카 KV7을 비롯해 친환경차 K5 하이브리드, 완성차 등 총 17대를 전시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번에 세계 최초로 공개된 컨셉트카 KV7은 MPV(다목적차)로 옆 문이 위로 열리는 방식을 지녔습니다. 하지만 양산형엔 반영되기 어렵다고 현지에서 만난 기아차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일본차 진영은 토요타, 렉서스, 혼다, 스바루 등이 참가했고, 주로 기존 모델을 개량한 차종을 내세웠습니다. 토요타의 경우 왜건형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 패밀리를 선보였고 렉서스는 고성능 스포츠카 LF-A와 프리미엄 하이브리드카 CT-200h를 내세웠죠. 혼다는 신형 시빅 컨셉트카와 신형 CRV, 신형 오딧세이 등을 공개했고요. 스바루는 임프레자 컨셉카를 내놨습니다. 중국의 비야디(BYD)는 에너지 절약 기술을 강조했는데 참가에 의의를 두는 듯.
▲북미국제오토쇼, 빅3 부활 알렸다
2008년 수술대에 오른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북미 대표 3사는 뼈를 깎는 고통을 겪었고, 재활에 앞장선 결과 서서히 회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디트로이트 경기도 함께 좋아지고 있더군요.
미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 2000년 이후 2007년까지 해마다 1,7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였으나 2008년 이후 급속히 추락, 2009년에는 1040만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후 오바마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회복 기미를 보였고 이런 결과로 이번 모터쇼의 관심은 뭐니뭐니해도 '빅3'의 부활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화려한 컴백을 알린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낼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한편, 모터쇼 개막일인 10일 오전 8시, '2011 북미 올해의 차' 결과 발표로 최종 후보들의 명암이 엇갈렸습니다. 올해의차로 선정된 건 GM 시보레 볼트였고, 현대차의 쏘나타와 닛산 리프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죠. 미국에서 개최되는 행사다 보니 아무래도 자국 차가 유리했나 봅니다.
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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