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Korea -- reporterpark.com] 박찬규, 2008.12.28.Sun.
경기도 제2소방재난본부(본부장 심평강)는 지난 26일, 소외계층의 민생안정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소외계층에 소화기 보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간 소외계층은 열악한 주거환경과 화재 등 위험상황에서 대처능력 부족, 그리고 소방서와 원거리 위치 또는 주거 밀집지역으로 인해 생활안전을 위협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소방안전협회 경기북부지부(지부장 문금산)와 함께 소외계층의 기초생활 안전확보와 소방안전 복지증진을 위해 경기북부지역 11개 소방서장의 추천을 받아 홀로 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장, 생활보호대상자,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 전달된 것.
이번 기증의 문제는 바로 '소화기의 무게와 수량'.
이번에 보급한 소화기는 약재중량만 3.3㎏에 달하는 총 중량이 약 5.0kg이상인 커다란 소화기다. 성능이야 당연히 확실하겠지만, 혼자 사는 독거 노인이 5.0kg나 되는 무거운 소화기를 그것도 한 손에 들고 자유자재로 활용할 지는 미지수다. 이왕 추천을 받아 기증을 할 예정이었다면 주거 환경이나 연령 등을 고려한 맞춤형 보급이면 어땠을까? 차라리 사용하기 편한 휴대용 소화기 2대를 보급하는 편이 좋았을 듯싶다.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소화기 가격을 비교해 봤다. 평균적으로 3.3kg급의 소화기는 25,000원 선. 사진 속 소화기는 21,850원으로, 집 근처의 대형 할인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휴대용(차량용) 소화기의 평균 가격인 10,000원 선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이다.
화재 사고에서는 소화기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초기에 대응하느냐'가 관건인 것을 누구 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 행정 편의적인 발상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
또 다른 문제는 수량이다. 이번에 전달된 소화기는 총 50대로, 소방서를 통해 전달되며 소방서에서 운영하는 '119 안전복지서비스 기동팀'의 사후관리도 받게 된다고 한다. 경기 북부지역 11개 소방서장들이 추천해 필요한 소화기가 50대라는 점도 의아스럽다. 그만큼 방재 시스템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일까?
휴대용 소화기도 함께 기증했으면 서류에 숫자도 더 늘어나고 맞춤형 보급으로 화재 예방 효과도 커 일석 이조의 효과를 볼 것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화재가 날만한 위험요소를 점검해 주는 편이 소화기 50대로 생색내는 것 보다 낫지 않을까?
항상 위험한 곳에서 우리를 위해 노력하는 수 많은 소방관들을 질책하는 것이 아니다. 일부 공무원들의 행정 편의주의를 탓할 뿐이다.
제2소방재난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소화기 보급은 사회적 약자 계층에 대한 소방의 안전지킴이 역할과 함께 경기도에서 역점추진시책으로 추진중인 민생경제안정 지원대책의 일환이며 소화기 등 기존 소방시설 보급은 지속적으로 소외 계층의 생활안전을 위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소외계층'은 모든 부문에서 철저히 소외 받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제2소방재난본부에서는 과감하게 여러 시민단체의 협조를 구해 실질적 대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정책을 시행함에 있어서 '족집게 과외'가 필요한 것일까?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소외계층도 마음 편히 잘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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