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시승기] 산 넘고 물 건넌 오지캠핑...쌍용 렉스턴W 오프로드 어드벤쳐

[1] 자동차/시승기, 칼럼, 르포

by 박찬규 기자 2015. 1. 7. 08:44

본문

 

(사진=박찬규 star@reporterpark.com)

 

[Gapyeong, Korea -- reporterpark.com] Justin Park, 2015.01.07.Wed.

 

“전기도 안 들어오고, 휴대 전화도 안 터지는 곳에서 하루 자고 돌아오는 일정입니다. 물론, 오프로드도 달려야 하고요…”

쌍용차 관계자들은 시작부터 으름장을 놨다. 오지캠핑을 충분히 기대하라는 뉘앙스와 함께 렉스턴W에 대한 자신감도 꾸준히 드러냈다. 일단 타보면 안다는 식이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얼굴엔 미소마저 감돈다. 이유는 충분했다. 나눠준 프로그램북을 살펴보니 편한 길 다니면서 호화롭게 즐기는 글램핑 시승행사와는 완전 반대였다. 야생 그 자체다.

 

 

오프로드로 진입하기 전엔 언제나 설렌다. (사진=박찬규 star@reporterpark.com)

 

2014년6월13일과14일, 1박2일동안 진행된 이번 행사 이름은 ‘렉스턴W 오프로드 어드벤처 캠핑’이다. 쌍용은 ‘어드벤처 캠핑’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려고 기획했다. 자연 그대로의 즐거움을 느끼라는 거다. 또 렉스턴W가 프레임바디를 쓴 오프로더인 만큼 오프로드에서 차를 거칠게 몰아보며 매력을 충분히 느껴보라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 그동안 진행해온 드라이빙스쿨과 캠핑이라는 기본 재료를 섞고, ‘모험’이라는 양념을 뿌린 행사로 이해하면 쉽다.

 

13일 오전, 잠실 탄천주차장에서 2인1조로 렉스턴W를 몰고 강촌 문배마을로 향했다. 차 지붕에 설치된 루프탑텐트 탓에 고속도로에서 바람소리가 많이 들렸다. 속도를 낮추자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빨리 달릴 때보다 주변 경관을 보다 자세히 구경할 수 있었고, 옆 사람과 나누는 말이 늘어났다. 여유가 생겼다.

 

 

오프로드 주행은 신경쓸 게 많다. (사진제공=쌍용자동차)


한 시간 반쯤 달렸을까. 어느덧 문배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구곡폭포 출구 집결지까지 6km의 가벼운 오프로드를 왕복해야 한다. 험로에 앞서 몸 풀기 좋은 코스다. 문배마을은 춘천시 남산면에 있다. 문배나무가 많아서 마을 이름이 붙여진 게 아니냐는 설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이어 칼봉산 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마지막 온로드라는 생각에 가속 페달에 힘이 들어간다. 부드럽게 가속된다. 비슷한 심정이었을까. 다른 참가자들도 속도를 높인다.

 

칼봉산 자연휴양림부터 ‘경반분교’까지는 본격적인 오프로드가 이어진다. 어느 정도 깔끔하게 정리된 산악자전거(MTB)용 길이 아니라 지도에 점선으로 표시된 7.5km 임도를 돌파해야 한다. 최저지상고가 낮은 승용차로는 다니기 힘들다는 그 길이다.

 

 

렉스턴W는 50cm 깊이의 계곡을 지나갈 수 있다. (사진제공=쌍용자동차)

 

주행 모드를 4H로 바꿨다. 렉스턴W는 파트타임 전자식 4WD방식이다. 필요할 때만 네 바퀴 굴림 방식을 쓸 수 있다. 4L모드도 있는데 바위를 넘어야 하거나, 큰 힘을 필요로 할 때 쓰는 기능이다. 경반분교로 향하는 길은 사람 몸통만한, 비교적 큰 돌이 많이 치워진 상태여서 4H로 충분했다. 또 프레임바디 덕을 많이 봤다. 울퉁불퉁한 길을 지날 때 안정감이 뛰어났다. 속도를 높여도 될 거 같은 자신감마저 들었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은 e-XDi200 디젤엔진과 E-트로닉 벤츠 5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힘을 냈다.

 

 

(사진제공=쌍용자동차)

 

그리고 오프로드에선 혹시 모를 긴급 상황에 대비해야 해서 최소 2대 이상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건 기본이다. 또 운전대를 잡는 방법도 다르다. 엄지를 스티어링 휠 안쪽으로 깊숙이 넣으면 안 된다. 가볍게 바깥을 쥐는 게 좋다. 험로에선 ‘스티어링 휠 킥백(바퀴가 움직이면서 운전대도 따라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서 손가락을 다치기 쉽다.

 

숙소로 가는 길은 30분쯤 걸린다. 바위와 진흙탕 길 뿐만 아니라 작은 개울도 세 번쯤 건너야 했다. 요즘 다니는 차가 늘면서 개울 아래 돌을 많이 깔아 길을 만들어뒀다. SUV라면 무리 없이 건널 수 있는 깊이로 판단했다. 렉스턴W은 최대 50cm수심까지 건널 수 있게 설계됐고, 시원스레 물살을 가르며 달릴 수 있었다.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후룸라이드를 탄 듯한 착각이 들었다.

 

단순한 비포장길은 몸 풀기 용. (사진제공=쌍용자동차)

 

굽은 경사로도 자주 만났다. 회전각은 크게, 스티어링은 미리 해줘야 쉽게 돌파할 수 있다. 급한 마음에 운전대를 미리 돌리면 바퀴가 뜰 수 있어 위험하다. 차에 짐을 가득 실었을 땐 최대한 안정된 자세로, 타이어 접지력과 차의 제원을 생각하며 코스를 공략해야 한다. 렉스턴W의 최저지상고는 225mm며, 진입각이 34.7도, 진출각은 32.5도다.

 

내리막길에선 HDC가 실력을 발휘했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가 알아서 브레이크를 제어한다. 급한 경사를 내려가는 내내 ‘드드득’ 하는 소리가 들렸다. ABS가 작동할 때 소리와 같다. 차를 믿을 수 있으니, 다른 상황을 살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루프탑 텐트를 설치할 시간이다. (사진=박찬규 star@reporterpark.com)


오지캠핑을 할 ‘경반분교’는 한때 80여명 학생이 다니던 곳이었지만 1982년 문을 닫았다. 이후 캠핑장지기인 박해붕씨가 1983년에 이곳을 샀고, 지금은 캠핑 마니아들이 종종 찾는 오토캠핑장으로 운영 중이다. 1970년대엔 100여가구가 살았지만 지금은 3가구가 고작이다. 그리고 전기와 수도가 들어오지 않으니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도 남지 않도록 적당히 먹을 만큼만 싸가는 게 좋고, 번쩍번쩍한 전기 조명보단 따뜻한 아날로그 가스랜턴이 잘 어울린다. 주변이 어두우니 당연히 하늘에 수 놓인 별을 보는 건 오지캠핑의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

 

 

설치 요령을 배우는 중이다. (사진=박찬규 star@reporterpark.com)

 

 

그리고 이번 캠핑은 루프탑텐트와 함께했다. 먼 길을 운전하며 달려왔는데, 텐트까지 쳐야 한다면 이보다 귀찮은 건 없을 거다. 렉스턴W 지붕에 접혀있는 텐트를 펴고 사다리를 펼치니 금세 그럴싸한 집 한 채가 만들어졌다. 테이블과 의자, 그릴 세팅만 하면 그만이다.

 

 

 

오프로드의 여운이 가실 무렵, 오지캠핑을 할 때 필요한 심폐소생술과 로프 매듭법 등 응급처치 강의가 진행됐다. 꼭 오지가 아니더라도 캠핑 등 일상 생활에서도 충분히 쓸 수 있는 내용이었다. 언제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 기본적인 내용은 미리 공부해 두면 좋다.

 

여성 듀오 '밤에 피는 장미'의 공연이 진행 중이다. (사진=박찬규 star@reporterpark.com)

 

힐링 음악회 두 번째 순서. 김재희 씨의 열창. (사진제공=쌍용자동차)

 


이어 오늘 고생한 참가자들을 위해 쌍용차가 마련한 선물, ‘힐링 음악회’를 즐길 순서다. 홍대앞에서 이름을 알린 여성 듀오 ‘밤에 피는 장미’와 전 부활 보컬 ‘김재희’ 씨가 무대에 올랐다. 사실 무대라 해봐야 LED에 은박지를 덧댄 조명 3개와, 의자가 고작이다. 화려한 조명도, 음향시설도 없었다. 통기타와 가수의 목소리가 전부다. 자연 속에서 울려퍼지는 어쿠스틱 음악은 묘한 매력이 있다.

 

 

어디든 갈 수 있을 듯한 자신감. 쌍용 렉스턴W. (사진=박찬규 star@reporterpark.com)


여러 감각이 함께 자극을 받을수록 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멋진 풍경. 거친 흙과 돌. 시원한 계곡 물 소리와 풀벌레 소리 그리고 어쿠스틱 음악. 맛있는 음식까지… 그야말로 오감을 자극하는, 추억을 되새기게 만드는 솔직한 캠핑이었다. 렉스턴W 오프로드 어드벤처 캠핑을 통해 ‘날 것’ 그대로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자연과 함께할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로서의 가능성도 함께 보여준 거 같다.

 

가평(경기)=박찬규 기자 star@reporterpark.com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