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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운전자와 자동차의 최대 접점. 자동차 시트 _현대차 이해 그리고 소통

[1] 자동차/뉴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7. 24.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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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sung, Korea -- reporterpark.com] Gimin, 2013.07.23.Tue.

 

사람들이 '차'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신경쓰는 부분은 어딜까요? 

 

  몇 마력의 힘을 내는 몇 cc 엔진을 탑재했는지를 먼저 보는 사람들도 있을테고요. 전반적인 디자인이나 편의 품목, 연비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시트는 어떨까요? 누가 "나는 시트가 편해서 어떤 차가 좋더라"고 말하는 걸 자주 들어보셨나요? 많은 사람이 시트가 어떤 재질인지, 통풍이나 여타 기능이 탑재됐는지 정도만 신경 쓰지 시트 그 자체에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심지어 전문 기자들이 작성하는 시승기를 봐도 아주 특별한 기능이 들어가지 않은 이상, 시트에 대해 다루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죠. 

 

  시트야말로 운전자와 자동차 사이의 가장 큰 접점임에도 불구하고, '승차감'이라는 애매한 항목으로 뭉뚱그려져서 평가되기도 합니다.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그 중요성이 과소평가되고 있는 셈입니다.

 




  지난 23일, 저는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다이모스를 다녀왔습니다. 현대다이모스는 지난 1994년 현대기술개발로 시작해 현재 승/상용차 변속기와 액슬, 4륜 구동장치, 심지어 전차(탱크)와 고속철에 들어가는 변속기와 구동장치를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특히 이날 방문한 현대다이모스 시트연구센터는 아시아 최대의 시트연구소라고 합니다. 

 

  그럼 이번 행사에선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 행사의 주제는 '인체 공학과 감성 품질이 공존하는 자동차 시트의 이해'이었습니다. 단순히 뼈대에 가죽이나 천을 씌운 '앉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죠. 이와 관련해 현대다이모스에서 시트 연구를 담당하는 홍순배 이사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보험 개발원의 통계에 따르면, 목상해 부상자 수는 지난 2007년 65만여 건에서 2011년 74만여 건까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반해 목상해 치료비는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엑티브 헤드레스트 등의 신기술이 도입되면서 부상의 강도가 그만큼 낮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시트가 중요하다는 거죠. 

 




"시험은 끝없이 진화한다"

 

   자동차 시트를 설계할 때 가장 우선시되는 항목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체압 분포 측정 등을 통한 시트의 '편안함(Comfort)'은 기본이고, 세계 각국의 관련 법규보다 더 높은 강도를 스펙화 하는 '안전도(Safety)'와 조작 편의성과 내구성을 요구하는 '성능(Performance)', 그리고 품질과 섬세한 마무리, 자동차와의 조화를 의미하는 '외관(Appearance)'까지. 시트가 단순히 뼈대에 껍데기만 입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어 각종 내구 시험기와 소음 측정기를 비롯해 무려 105종의 시험 장비를 갖춘 시작시험동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네. 시트 하나가 탄생하기 위해서 그만큼 많은 테스트와 실험을 거쳐야 한다고 합니다. 그중 실제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음을 측정하는 6축 진동 시험기와 사람 형상을 한 더미(dummy)를 이용해 충돌 시뮬레이션을 하는 슬레드(Sled) 시험기가 눈길을 끌었는데요. 특히 슬레드 시험기는 대당 가격이 약 50억원, 한 번 시험할 때마다 약 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모된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여러 체형을 본떠 시트 내구성을 시험하는 승강 내구, 구동 모터의 전압과 노이즈를 측정하는 파워 작동 내구, 섭씨 85도에서 영하 35도까지 극한 온도에서 모터의 성능을 확인하는 환경 테스트까지 수많은 시험이 계속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현대다이모스 시트연구센터에서 여의도 현대차 지점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바로 현대차와 현대다이모스, 그리고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이 협력해 만든 '소나타 터쳐블 뮤직 시트(Sonata Touchable Music Seat)'를 체험하기 위해섭니다. 이 시트는 청각장애인들이 귀가 아닌 몸으로 음악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는데요. 내부의 진동 센서와 스피커를 통해 진동으로 음의 높낮이를 표현한다고 합니다. 

 

  직접 앉아서 노래를 여러 곡 들어봤습니다. 익숙한 노래라면 몰라도 생소한 노래는 그냥 쿵쿵거리는 느낌 밖에 못느끼겠더라구요. 청각장애인들은 감각이 섬세해, 저같이 둔한 사람이 느끼는 거랑은 차원이 다르다고 합니다. 현대차가 사회공헌사업으로 추진한 이 프로젝트는 올해 2월부터 시작돼, 10개 학교에 총 50개의 시트를 선물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그리고 재밌는 건 이 시트도 수많은 내구 품질 테스트를 거쳤다는 점입니다. 일반 자동차 시트와 비슷한 수준의 시험을 했다는 게 참 대단하죠? 학생들이 쓰다가 고장 날 수도 있으니까요. 

 

  이렇게 오늘 행사는 막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번 행사에서 놀라웠던 건 경쟁사들의 제품을 아무 거리낌 없이 언급하는 '대담함'이었습니다. N사의 무중력 시트부터 B사, A사 등 행사 내내 경쟁사를 언급하는 연구원들의 태도에서 뭔가 자신감을 느꼈다면 과장일까요? 마치 "그 쪽도 대단하지만, 우리도 대단해"하는 것처럼요. 그런 자신감으로 더 편안하고 안전한 시트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상 여의도에서 Gimin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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