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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도로 위의 편안한 거실, BMW 760Li

[1] 자동차/시승기, 칼럼, 르포

by 박찬규 기자 2010. 7. 2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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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Korea -- reporterpark.com] 박찬규, 2010.07.28.Wed.

'도로 위의 편안한 거실'...

BMW 760Li의 특징을 축약한 말이다. 뒷좌석에 앉아 있으면 편안함이 온 몸을 감싸면서 부드러운 가속에 놀랄 수밖에 없다. 760Li는 2008년 12월 국내 출시한 5세대 7시리즈 이후 2009년 11월에 출시한 최상위 모델이다. 그야말로 BMW 플래그십의 정점을 장식하는 차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런 이유로 BMW가 지닌 모든 기술이 적용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기술, 동력 성능, 편의품목, 정숙성에 고급스러움까지 제대로 구현됐다. 하지만 동시에 BMW만의 역동성은 더욱 강조했다. 효율성과 운전 편의성을 더해 760Li만의 독특한 매력을 보여준다.


 ▲ 스타일

 겉모양은 새로운 7시리즈 디자인을 그대로 따랐기에 얼핏 하위급 모델과 구분되지 않는다. 뒤에 부착된 '760Li'라는 차명만이 플래그십임을 알려준다. 사각형의 트윈 머플러와 몇 가지 조그만 부분에서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역시 쉽게 알아차리긴 어렵다.

 760Li의 매력 중 하나는 '인디비주얼' 옵션이다. 우선 인디비주얼 페인트가 적용된 차는 보는 각도에 따라 미묘하게 색상이 달라진다. 페인트 내부 금속 입자를 이용, 미세한 차이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면에서는 검정으로 보이고, 후측면에서는 군청색으로 보이게 된다. 빛이 들어오는 각도와 방향에 따라 색감도 달라지는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760Li의 핵심은 인테리어다. 인디비주얼 옵션이 적용된 실내는 최고급 메리노 시트와 알칸타라 가죽을 씌운 헤드라이너, 그리고 최고급 우드트림을 적용했다. 메리노 가죽은 명품 핸드백 가죽과 똑같은 공정을 적용해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제공한다.

 전반적으로 인테리어는 잘 정돈된 느낌이다. 마치 "고급스러움이란 이런 것"이라고 하는 제작자의 말이 들리는 듯하다. 일부러 드러내지 않아도 자연스레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그러면서도 BMW의 역동성을 가미했다는 점은 나름의 철학을 지니면서도 소비자를 배려하기까지 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뒷좌석 전용 모니터와 뒷좌석 전용 에어컨, 냉장고 등은 프리미엄 세단의 보너스 옵션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를 위해 에어컨 컴프레셔 등 장치가 늘어 트렁크 용량이 좁아진 것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 성능 & 승차감

 고정밀 직분사 및 트윈터보 시스템이 적용된 6.0ℓ V12 엔진으로 최고출력은 544마력, 최대토크는 76.5kg·m를 낸다. 구형보다 각각 22%, 25% 향상됐다. 또 BMW 최초로 탑재한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0→100km/h 가속시간은 4.6초다. 이런 숫자가 말해주듯 트읜터보 V12 엔진은 정말 강력하다. 하지만 부드러움도 뛰어나서 거칠지 않고 부드럽게 달려나가는 느낌이 독특하다. 소리도 그렇다.

 게다가 8단 자동변속기는 반응이 매우 빨라서 스포츠카가 아님에도 달리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 역시 BMW 플래그십답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정체성은 잃지 않았다. 시속 200km 이상에서도 안락함을 잃지 않는다. 개성과 컨셉을 모두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이 차의 매력이 더욱 커진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은 강력한 토크의 압박을 뒷좌석에서 훨씬 적게 느낀다는 점이다. 게다가 급격한 핸들링 상황에서도 뒤가 잘 따라붙는다는 느낌이다. 휠베이스가 긴 모델임에도 차가 한 덩어리처럼 움직인다. 뒷좌석도 크게 요동치지 않는다. 프리미엄 세단인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최상의 승차감을 유지해야 하는 점을 잊지 않았고, 특히 뒷좌석에 주안점을 둔 세팅이 돋보인다.

 760Li만의 독보적 기술도 적지 않다. BMW 중 최초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운동 에너지를 배터리로 전달해 연료소비를 줄이는 브레이크 에너지 재생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모델보다 20% 용량이 커진 배터리에 유휴 전기를 저장해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이를 활용하게 된다. 가속할 때에는 동력 에너지 손실을 막기 위해 발전기를 구동계통에서 분리시키는데, 이때 전기는 미리 충전해 놓은 배터리에서 가져와 필요한 곳에 쓴다. 차의 에너지를 필요한 곳에 집중시켜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여기에 회전할 때 뒷바퀴까지 제어해 회전반경을 70cm나 줄이는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시스템, 커브 방향에 따라 도로 전방을 비춰주는 어댑티드 헤드라이트 등을 적용했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차선 이탈 방지 장치(Lane Departure Warning), 사람 인식 기능이 포함된 나이트비전, 헤드업 디스플레이, 백업 카메라 및 사이드 뷰 시스템, 한글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도 기본으로 적용했다.


 ▲ 총평 

 여러 기술과 자원을 회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조화롭게 구성하고, 고객 감성을 자극하는 일은 플래그십 차종에서 더욱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BMW 760Li는 매우 만족스럽다. 브랜드 특유의 감성과 요소, 차의 컨셉트를 알맞게 조화시켰다.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기품이 느껴지며, 부드럽고 역동적이다.

 하지만 'BMW가 만든 최고급 차'라는 상징성을 지닌 760Li는 그만한 몸값을 자랑한다. 이 차의 판매가격은 기본형이 2억6,500만 원, 인디비주얼 페인트와 최고급 메리노 가죽시트 등을 채택한 760Li 인디비주얼은 2억7,700만 원이다. 판단은 소비자가 할 문제다.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2010/03/08 15:15


<시승기 링크, 오토타임즈 보도_2010_03_08>
도로 위의 편안한 거실, BMW 760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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